최근 5년간의 기술나눔 성과를 조사한 결과 수혜기업의 생산성 향상, 매출액 증대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의 기술나눔 성과를 조사한 결과 수혜기업의 생산성 향상, 매출액 증대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과 공공기관의 기술나눔 행보가 활발하다. 중소·중견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보유 기술을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이 골자인데, 이를 통해 또 다른 협업의 장이 열릴 수 있어 국내 산업계의 동반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에 따르면 대기업·공공기관 등이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삼성전자, SK, 포스코, 한국전력(한전) 등을 포함해 총 36개 기업(기관)이 중소·중견기업에 무상으로 제공한 보유 기술은 3367건에 달한다. 혜택을 받은 기업은 1676개사다.

세부적으로 2013년 80건(36개사) △2014년 76건(22개사) △2015년 129건(44개사) △2016년 342건(91개사) △2017년 177건(65개사) △2018년 327건(114개사) △2019년 337건(157개사) △2020년 444건(226개사) △2021년 490건(288개사) △2022년 466건(295개사) △2023년 499건(338개사) 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5년간의 기술나눔 성과를 조사한 결과 수혜기업의 생산성 향상, 매출액 증대 등 전반적인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구체적으로 △기업당 기술개발기간 평균 2.1개월 단축 △신규고용 평균 1.7명 증가 △매출액 평균 2.5억원 증대 △외부투자유치 평균 1.3억원 증가 등이다.

실제 지난 2022년 SK의 무선 통신장비(RFID) 관련 특허 기술을 이전받은 뒤 기지국 무선통신용 신호처리장치를 개발한 통신장비 전문 중소기업 이랑텍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을 대상으로 121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고 74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했다. 현재는 무선통신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는 대역 결합기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개발(R&D)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러한 대기업·공공기관의 행보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SK텔레콤, SK실트론 등 SK그룹 4개사가 정부의 기술나눔 사업을 통해 중소·중견기업에 특허 76건을 무료로 제공했다.

SK그룹은 지난해에도 △공동주택 연료전지 시스템 △인터페이스 장치를 이용한 반도체 제조 시스템 △특정 지역 혼잡도 측정 시스템 △웨이퍼 연마 장치 등 반도체, 정보통신, 화학 세 분야에서 총 171건의 특허를 무료로 나눴었다.

이밖에 연내 중으로 포스코그룹, 삼성전자, 에너지공기업 등이 참여하는 기술나눔도 계획된 상태다.

앞서 지난해 제주테크노파크(제주TP)와 제주대학교,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등 유관 연구기관들 역시 ‘기업 동반성장 특허나눔’을 통해 보유 특허 121건을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한 바 있다. 당시 이전한 특허는 △제주TP 24건 △제주대학교 60건 △한국생산기술연구원 37건 등이다.

특히 특허나눔을 통해 기술이전 협약을 마친 기업에게는 유관기관과 협력해 이전 기술의 상용화를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대기업·공공기관의 상생 움직임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 및 특허를 이전받더라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기초체력이 부족한 이유에 따름이다.

이재복 이랑텍 대표이사는 “이전받은 기술을 바탕으로 후속 성과를 빠르게 내려면 자금 지원, 기술 지도, 우수 인재 확보 등 연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고충을 전했다.

- 김진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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