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를 풀면 새로운 산업이 열립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중소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손톱 밑 가시를 뽑겠다’고 공언한 후 ‘손톱 밑 가시’는 중소기업의 애로와 불합리한 규제를 대표하는 고유명사가 됐다.
덕분에 불합리한 규제를 발굴·해소하는 김문겸 중소기업 옴부즈만은 지난해 누구보다 분주하게 중소기업 현장을 누볐다. ‘손톱 밑 가시에 찔리지 않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라고 새긴 명함을 들고 전국을 다닌 결과 작년 한 해 동안 처리한 규제 건수가 1000건이 넘을 정도다.
지난 14일 옴부즈만실에서 만난 김 옴부즈만은 이 같은 ‘손톱 밑 가시 뽑기’ 붐을 환영하면서도 아직도 해결할 과제가 많다고 평했다. 그는 “손톱 밑 가시는 중소기업의 애로해결을 위해 큰 규제뿐만 아니라 작은 관행까지 고쳐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현장에서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다”며 “부처간 시각차이나 친기업 환경 조성 인식 부족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규제총량제에 대해서도 “실적 쌓기에만 급급해 건수 늘리기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며 우려의 입장을 보였다. 이어 규제의 개수를 평가하는 총량제 대신 규제에 대한 비용을 계산해 그 비용을 줄여가는 ‘규제비용총량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규제비용총량제는 부분적인 규제개선이 아니라 전면적인 규제개선으로 전 정부가 동참해 규제비용을 일괄 낮추는 것을 말한다.
김 옴부즈만은 “올해는 규제비용총량제 추진이 목표”라며 “정부로부터 독립적인 기관을 지정하거나 관련 조직을 꾸려 부처가 집행 중인 기업경영 관련 규제를 모두 다 조사토록 하고, 이에 따른 비용을 따져본 후 매년 이 비용을 5%씩 줄이면 4년 만에 20%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규제총량제보다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는 ‘규제를 풀면 새로운 산업이 열린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옴부즈만은 한 사례로 최근 만난 중소기업인을 소개했다.
“서울역에서 하우스 맥주집을 운영하는 기업인을 만났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저온발효된 맥주만 시중에 판매할 수 있어 사업확장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관련 부분을 검토하니 상온에서 발효된 맥주도 유통에 전혀 문제가 없어 규제를 풀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그 맥주집은 가게에서 직접 만든 맥주를 마트 등에 납품해 체인점을 내는 등 사업이 확장되고 있다고 들었다. 새로운 시장이 열린 것이다. 이제 그 시장에 다른 경쟁자가 들어올 것이고, 그렇게 경쟁하다보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맥주를 만들게 될 것이다.”
이어 “자동차 튜닝, 미용기구 등도 다른 나라에서는 규제되지 않아 관련 시장이 엄청난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산업이 됐다”며 규제 완화가 새로운 산업을 육성한다는 인식이 형성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옴부즈만은 ‘규제 완화가 규제를 모두 없애자’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강조하며 좋은 규제는 건강한 기업환경 조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를 만들 때는 현장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옴부즈만은 화평법을 예로 들며 “화평법은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계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 된다”며 “규제를 만들 때는 현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기업이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모든 규제는 법령과 연결되어 있어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규제를 만들거나 없앨 때 보다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이라며 기업인의 현장 애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 옴부즈만은 앞으로도 중소기업인들과의 보다 활발한 소통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12월 안전행정부과 광역자치단체와 협업해 설치한 ‘지방규제 신고 및 고객보호 센터’를 올해 상반기 중으로 광역지자체별로 열어 기업 친화적인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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