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박근혜 대통령이 연초 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한 뒤에 한반도 통일 논의의 물꼬가 터지고 있다. 그동안 사회 일각에서는 통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했다. 통일은 혼란을 가져오고 천문학적 비용이 들 것이라는 비판적 사고에 젖어 있었다. 하지만 통일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이뤄야 할 우리의 당연한 책무다.

통일은 대한민국이 ‘경제대국’으로 도약하는 길이기도 하다. 통일이 가져다 줄 이익이 소요비용보다 훨씬 크다. 준비만 잘 하면 통일한국의 무한한 잠재력이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을 펼쳐 보일 것이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50년 통일 한국의 1인당 GDP를 8만1000달러로 전망했다. 일본·독일 등 선진국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의 부자 나라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 회장은 한반도가 통일 되면 전 재산을 북한에 투자하고 싶다고 밝혔다. 한반도 통일이 대박이 되느냐, 쪽박이 되느냐는 결국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성큼 다가온 통일경제
통일은 언제쯤 될까?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한반도 통일은 이제 먼 얘기가 아니다. 우리 시대에 닥칠 현실적인 사안이다. 문득 전 독일 총리인 빌리 브란트의 말이 떠오른다. 1989년 10월 브란트 총리가 우리나라를 방문했을 때, 독일 통일은 언제 될지 모르며, 한국이 먼저 통일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달 후, 독일은 반세기 장벽을 무너뜨리고 통일의 문을 활짝 열었다.

독일 사례에서 보듯이 통일은 결코 재앙이 아닌 대박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미 우리는 유럽의 병자에서 경제 엔진으로 우뚝 선 독일에서 통일의 희망을 보았다. 세계경제 위기에도 독일이 강한 이유는 결국 통일을 이뤘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방문한 동독지역의 드레스덴은 도시 전체가 2차 대전으로 폐허가 됐지만, 독일 통일 후 연간 10% 이상 성장하는 ‘독일의 실리콘밸리’로 거듭난 곳이다. 사실상 ‘통일 대박론’의 표본으로 한반도 통일 후 북한의 미래 청사진이기도 하다.

통일은 우리 중소기업에게 어떤 의미일까? 통일은 중소기업의 미래 성장 동력을 창출해 낼 것이다. 한반도 통일 시대가 시작되면 북한 개발특수, 지하자원, 신규 사업, 안정적인 내수시장, 인력난 및 입지난 완화 등과 같은 새로운 성장 엔진 덕분에 우리 중소기업은 무한한 경쟁력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 지역에 창업 붐도 일어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제2 개성공단을 조성해서 해외진출 기업의 유턴 기지로 활용하고, 글로벌 중소기업의 새로운 북방 진출 교두보로 확보할 수 있다.

中企의 명운 뒤바꿀 수도
그런데 우리 중소기업은 통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통일에 대비에는 소홀하다. IBK경제연구소가 2년 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60.6%가 통일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지만, 통일시대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은 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늦었다고 생각 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듯이 중소기업은 통일의 기회 요소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통일준비 전략을 하루 빨리 수립할 필요가 있다.

지금부터라도 중소기업인은 통일 경영 사고를 가지고 이를 실천해 나가야 한다. 작년에 한국을 방문한 ‘히든 챔피언’의 저자인 독일의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 박사의 말이 떠오른다. “한국의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그리고 글로벌 히든 챔피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통일이므로 잘 준비해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일시대는 우리 경제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이 열고 나갈 것이다. 통일대박은 곧 경제대박이며, 중소기업 대박으로 이어진다. 활력 있는 다수(Vital Majority), 창조의 모체인 중소기업이 통일로 가는 주전 선수로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통일 경제가 열리면 우리나라 중소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창조적 무기로 전 세계를 누비는 활약도 기대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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