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자중기위 국감] 여야, 최저임금 날선 공방

▲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가 지난달 26일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 9곳과 중소기업중앙회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정책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날 산자중기위 국감에서는 자유한국당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문화진흥회 보궐이사 선임 강행에 따른 긴급의원총회로 오후에는 한국당이 빠진 채 속개됐다.
오전 국감때 한국당을 비롯해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은 일제히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공약이 현실과 동떨어진 데다 기업의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고 우려했다.
내년도 최저 임금을 올해 대비 16.4% 증가한 7530원으로 인상되면서 이를 감당해야할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지만 정부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

‘소득주도 성장’ 놓고 여야 공방전
자유한국당 정유섭 의원은 “우리 정부가 경제학원론에도 없는 소득주도 성장, 친 노동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350만에 이르는 중소기업과 영세 자영업자 부담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가 현장에서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고민이 많은데, 오늘 기관 보고자료를 눈 씻고 봐도 이런 내용이 한줄도 없다. 정부의 눈치를 본 것이냐”고 쏘아붙였다.
피감기관인 중진공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기업중앙회 등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입장에 서서 최저임금 문제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은 “최저임금을 많이 올려주고 근로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라면서도 “지나치게 가파른 인상은 한계기업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저임금에 상여금과 수당, 숙식비 등을 포함하는 등 후속대책 마련을 정부에 주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내건 소득주도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로자들의 임금수준 향상이 꼭 필요하다며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김경수 의원은 “중소기업의 임금을 계속 올리지 않고,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을 유지하면 과연 우리나라 경제가 좋아지겠나”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독일은 최저임금 인상 후 실업률이 오히려 떨어지고 일본은 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이 호황에 영향을 미쳤다”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어려운 현실에 대해서는 대책을 세워야 하겠지만, 이런 점들도 현장에 알려줘야만 정책이 쌍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속 처리·임시허가’ 제도 유명무실
이날 국감에서는 중소기업 창업과 관련한 사전 규제를 완화해 진입장벽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위원이 중소기업연구원으로부터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6월 기준 중소기업 경영과 관련한 규제 8291건 가운데 창업 관련 규제는 1821건(22%)에 달했다.
특히 ‘원칙적 금지·예외적 허용’을 뜻하는 포지티브 방식의 사전 승인 규제가 743건에 달해 창업 관련 규제의 40.8%를 차지했다.
이러한 사전 규제를 보완하고 신생 벤처기업의 기술이나 제품 출시를 앞당겨 창업을 돕는 일명 ‘신속 처리·임시허가’ 제도는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2015년 1월 도입된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 제37조는 근거 법령이 없는 새로운 정보통신 기술·서비스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임시허가를 내줄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이 제도로 임시허가를 받은 기술은 3년간 네트워크 저울, 접시 없는 위성방송(DCS), 지능형 화재대피유도 시스템 등 3개에 불과했다. 허가를 받는 데도 111∼152일이 각각 걸려 평균 133일이 소요됐다.
유 의원은 “사전 규제 방식은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의 빠른 변화에 부적합하다”며 “벤처·창업 기업이 성장하는데도 비용 부담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규제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술자료 임치제도 개선 필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의 기술탈취가 기업의 기술개발 의욕을 꺾고, 기술거래 및 기업 인수합병(M&A)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이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이 실시한 중소기업 기술보호 수준 실태조사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기술유출 유형은 ‘내부직원의 기술유출’(76.9%), ‘경쟁사로의 기술유출’(21.2%)로 조사됐다.
그렇지만 ‘유출사실 입증의 어려움’(77.8%), ‘거래관계 유지’(72.3%) 때문에 기술유출 피해기업의 13.4%만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술임치제도가 큰 역할을 하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기술자료를 임치기관에 보관해 유출방지 및 분쟁시 대항력을 지원하는 기술자료임치제도가 누적 4만818건에 이르고 있다.
기술임치제도는 중소기업에게는 대기업에 의한 기술탈취를 방지할 수 있으며, 또한 핵심기술이 유출됐을 경우에도 임치물을 이용해 개발 사실을 입증할 수 있게 된다.
대기업에게는 중소기업의 파산, 폐업 등이 발생하는 경우, 해당 임치물을 이용하여 납품 기술에 대한 지속적 사용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박정 의원은 “기술자료 임치는 기술탈취 방지, 유출기술의 개발 사실 입증이 가능하고, 파산시 임치물을 이용해 개발이 가능한 이점이 있다”며 “고난이도 기술가치평가로 인해 평가기간 지연, 고비용 등의 문제점이 있는 임치기술 지식재산(IP) 보증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세 소상공인, 폐업 위험에 직면”
소득부진, 영업이익률 하락으로 폐업 위험에 직면한 소상공인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은 창업 3년 내 폐업하는 소상공인이 61.3%, 5년 이내 폐업은 72.7%로 높게 분석됐다고 지적했다. 내수부진과 과당경쟁 심화로 매출 증가는 제한적인 반면, 각종 비용 지출부담은 늘어나는 추세가 원인으로 꼽힌다.
또 청탁금지법으로 도소매, 음식, 숙박 등 주요 업종의 매출이 부진한 가운데, 최근 구조조정 등 실직자들이 영세 자영업으로 유입되면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및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증가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수는 지난해 21만9000개로 전년보다 1만1000개가 늘었다.
기업형 슈퍼마켓, 편의점 등 대기업의 골목상권 진출도 증가했다. 편의점 수는 2016년 3만6000개고, 2015년보다 4000개나 증가했다.
김규환 의원은 “소상공인의 부담 증가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소상공인·영세중소기업의 고용감소 방지 및 성장을 위한 모멘텀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