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라고 다 같은 소주가 아니다. 각 지역별로 향토 소주가 수두룩하다. 전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술상 위에 마주치게 될 소주들이다. 소주들의 본적지를 정리해 봤다.

참이슬(서울·경기) : 10~20대는 잘 모르겠지만, 원래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한동안 25도였다. 달달하기 보다는 약간 쓴 맛이 더했다. 그러다 하이트진로가 199823도의 참이슬을 등판시키면서 저도주 시장을 열었다. 지금은 17.8도의 참이슬 후레쉬도 나온다. 참이슬은 서울·경기권의 짱이면서 전국구 짱이다. 한 달에 13000만병을 팔아 치운다.

처음처럼(강원도) : 참이슬을 위협하는 유일한 전국구 라이벌은 처음처럼이다. 술집에 가면 이모가 묻는다. “참이슬? 처음처럼?” 2006년에 등장했고, 10년 넘게 참이슬의 아성에 도전 중이다. 처음처럼의 출생지는 원래 강원도다. 두산주류가 1993년 강원도 업체 경월소주를 인수했고, 2009년 지금의 롯데주류가 다시 인수했다. 처음처럼의 DNA에는 강원도의 힘이 있다.

시원한 청풍(충청북도) : 소주 시장에도 연합전선이 형성 중이다. 충북의 향토기업인 충북소주는 시원한 청풍으로 충북지역을 취하게 만들고 있다. 사실 중원을 차지하는 자가 세상을 노릴 수 있다. 소주 시장 2위인 롯데주류는 2011년 충북소주를 350억원에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O2(대전·충청남도) : 대전·충남 지역의 대표 소주는 O2린이다. 맥키스컴퍼니가 만든다. 원소 기호 8번인 산소(O)가 많다고 강조한다. 일반 소주 대비 청정산소를 3배나 더 주입해서인지 목 넘김이 매우 부드럽고 맛이 산뜻하다.

하이트(전라북도) : 전국구 참이슬도 동맹군이 있다. 하이트진로는 2013년에 보배와 합병한다. 보배는 전통의 전북 소주 회사다. 1957년부터 소주를 생산했다. 보배라는 이름의 소주를 내놓다가 이제는 하이트 소주에 주력 중이다.

잎새주(광주·전라도) : 보해양조의 대표 소주인 잎새주는 남도의 음식과 궁합이 좋다. 알코올 도수도 18.5도로 순하다. 천연 감미료가 캐나다 청정 단풍나무의 수액이라고 한다. 소주 라벨 상단에 캐나다를 상징하는 메이플 로고가 인상적이다.

맛있는 소주(대구·경상북도) : 금복주의 맛있는 참소주는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상당히 명망 높은 소주였다. 한때 시장 점유율이 98%에 달했다. 현재도 80%를 조금 넘는다.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두산주류와 함께 전국구 2위자리를 놓고 싸울 정도였다.

좋은데이(부산·경상남도) : 무학은 전국구 3위다. 2006년 출시한 소주 좋은데이‘~데이라는 부산 사투리에 좋은이 더해져 탄생했다. 경남, 울산 지역의 점유율 1위다. 1929년 설립된 무학은 9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한다. 무학은 최근 충주에 생산공장을 지었다. 수도권과 서울을 노리는 포석이다.

대선(부산·경상남도) : 대선주조는 올해로 90년의 업력을 자랑하는 부산 대표 향토기업이다부산을 대표하는 소주는 대선소주는 지난 2017년 1월을 출시 된 후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대선주조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부산 지역 음용률 61.8%로 1위다.

한라산(제주도) : 제주도 소주는 술병부터 다르다. 투명한 유리병에 담긴 한라산 소주가 제주도를 대표한다. 요즘 소주치곤 21도의 높은 도수를 유지 중이다. 최근에는 한라산 올래라는 이름으로 초록색 병 소주를 내놓았다. 17.5도다. 세상이 변하면 술 맛도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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