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혹한 공공조달 부정당제재…행정사면 없인 中企 ‘사실상 폐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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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혹한 공공조달 부정당제재…행정사면 없인 中企 ‘사실상 폐업’
  • 손혜정 기자
  • 호수 2270
  • 승인 2020.06.29 13: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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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당제재 제도 개선 정책토론회]
중복·과잉처벌 개선 시급
양벌 규정도 재검토 필요

은행 대출시에도 불이익
조달청장 “제도 전반 개선”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부정당제재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황창근 홍익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부정당제재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황창근 홍익대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중소기업의 주요 판로인 공공조달시장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제재가 기계적·획일적으로 이뤄져 중소기업에게 사실상 퇴출선고를 내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개최한 부정당제재 제도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산업 전반의 붕괴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인 만큼 제재 업체에 대한 행정사면을 대대적으로 단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간 123조 조달시장 진입 막아

중소기업이 주로 이용하는 공공조달시장은 연간 123조원에 달한다. 판로뚫기가 어려운 중소기업 입장에서 조달시장은 단비인 셈이다. 이런 점에서 국가계약법상 계약당사자가 계약질서를 어지럽힐 경우 최대 2년까지 조달시장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부정당제재는 중소기업에게 사실상 폐업선고나 다름없다. 문제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이 부과되면 해당 발주기관의 입찰에만 참여가 금지되는 게 아니라, 모든 공공·관급입찰 참여가 금지가 된다는 점이다. 가령 A기관으로부터 6개월 부정당업자 제재처분을 받게 되면, A기관뿐만 아니라 국가·지자체·공기업·공공기관의 모든 입찰에 참여할 수 없다. 이는 중소기업에게 사업기회를 박탈하고 조달시장의 퇴출을 야기해 기업에게는 사망선고나 다름없다.

이날 토론회는 코로나19로 산업 전반의 붕괴 위기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공공조달 관련 중복·과잉 처벌 논란을 빚고 있는 부정당제재의 제도상 문제점과 개선방안이 모색됐다.

 

부정당제재 지나치게 확대

이날 전문가들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부정당제재가 과도하게 운영되며 중소기업의 기본적인 영업활동마저 크게 위축시키고 있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이날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정원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현재 부정당제재는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획일적인 제재로 부가제재를 고려하면 사실상 기업의 시장 퇴출을 야기하고 있다부정당제재가 지나치게 확대되고 강해져, 한 번의 작은 이유하나 때문에 업체를 폐업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많아 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명문규정에도 불구하고, 문언적 해석을 뛰어넘는 제재처분 허용을 금지하고 공기업, 준정부기관, 지방공사의 경우 과징금 대체부과가 불가한 현행 제도를 전면 확대하는 등의 대안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창근 홍익대 교수도 현재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부정당제재가 남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교수에 따르면 2014280건에서 2018483건으로 두 배 남짓 증가했다. 이에 황 교수는 사업자 권익 보호를 위해 중복적 행정제재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동일행위로 과징금 등 다른 제재를 받으면 부정당제재를 면제하거나 감경하고 법인, 단체, 대표자까지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양벌규정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계약업체가 통제할 수 없는 협력·하청업체의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제재 부과 수사나 재판 등을 통해 사실관계를 다투고 있는 상황에서도 결과를 기다리지 않고 제재 경미한 사안에 대해 일괄 부정당 제재하는 등의 관행도 문제다.

 

위기상황 타개 위해 행정적 사면 필요

이에 중소기업계는 코로나19가 몰고 온 국가경제적 위기상황 타개를 위한 행정사면 단행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경열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부정당제재라는 주홍글씨는 단순히 입찰제한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후 이행보증 증권이 잘 나오지 않거나 은행 대출에서 금리가 높아지는 등 보이지 않는 피해가 연속해서 발생한다이는 기업의 영업활동을 크게 위축시키고 불안감을 느낀 숙련된 직원들이 기업을 떠나는 등 기업을 숨통을 끊어놓는 현상을 만들고 있어 하루 빨리 부정당제재의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도 정부에 이 같은 부정당제재의 과잉·중복 제재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김기문 회장은 지난 14일 정무경 조달청장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기초체력이 바닥나 정부의 총력대응에도 불구하고 체감이 되지 않는다는 현장 목소리가 많다조달청이 적극행정으로 경미한 사안에 대한 제재조치를 완화해 많은 공공조달 중소기업들이 경제회복에 기여하는 계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정무경 조달청장은 계약제도 운영과 관련, 최저가 경쟁의 관점이 아닌, 혁신의 관점으로 접근해 적정한 가격으로 우수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근본적으로 고치려는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정부도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인 계약제도혁신TF’를 통해 계약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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