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달 연속 개선… 국제유가·농축수산물 가격도 상승세 지속
악성 인플레이션 없을듯… 美연준, 연내 금리인상 시기상조

코로나19 팬데믹이 백신 접종 등으로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소비심리가 2개월 연속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논의가 확산되고 있다. 현재의 물가수준과 금리인상 변수에 대해 점검해 본다.

지난달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97.4으로 한 달 전보다 2.0포인트 올랐다. 이에 따라 1(+4.2포인트)에 이어 두달 연속 CCSI가 상승했다. 이는 국내외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진정되고, 백신 접종 기대감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구성지수별 기여도를 보면 현재 경기판단지수(63)와 소비지출전망지수(104)가 각각 0.7포인트와 0.6포인트로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컸다. 현재 경기판단과 향후 소비지출 전망에 대한 긍정적 시각이 늘어난 게 2월 소비심리 개선을 이끈 셈이다.

금리수준전망지수(104)2포인트 올랐지만, 현재가계부채지수(102)와 가계부채전망지수(99)1포인트 내렸고 물가수준전망지수(144)2포인트 올랐다.

1년 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평가한 물가인식과 1년 뒤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내다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모두 2%, 0.2%포인트씩 올랐다. 물가인식과 기대인플레이션률이 2%를 회복한 것은 20198월 이후 처음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가 백신접종 등으로 인해 회복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여행이나 외식 등 소비지출에 대한 심리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바구니 물가도 올라

국제유가와 농축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오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월 생산자물가지수는 0.9%(전월대비) 오르면서 지난해 11월 이후 석 달째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품 물가는 전월 대비 7.9%나 뛰면서 20188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한파에 따른 농산물 출하량 감소와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확산 등의 영향으로 파와 닭고기, 달걀 등의 상승률이 높았고 국제유가 강세에 따라 경유와 휘발유 등 석탄·석유 제품의 오름세가 커지면서 공산품 물가도 1% 올랐다.

국제유가 강세는 코로나19 위기 진정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지난달 미 남부를 강타한 한파로 텍사스 원유시추와 정제 시설의 피해가 겹치면서다. 특히, 미국의 원유 생산이 빠르게 정상을 회복하지는 못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으면서 유가 전망을 상향조정하는 분위기다.

골드만삭스는 브렌트유가 연중 배럴당 75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 모건스탠리도 브렌트유가 3분기에 배럴당 7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브렌트유가 2분기 중에 일시적으로 70달러에 달하고 올해 연간 평균 6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BOA의 기존 유가 평균 전망치는 배럴당 50달러였다.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금리인상을 단행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 때까지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지난달 23일 밝혔다.

 

금리인상 변수는 무엇인가

파월 의장은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완전 고용과 장기적으로 2%대 인플레이션이 달성될 때까지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미국경제가 금리인상 카드를 고민 할 수준까지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의 국내 상황도 급격한 인플레이션보다는 물가가 점진적으로 상승하나 심각한 인플레이션에 이르지 않은 리플레이션(reflation)’이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재 연 0.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코로나19로 위축된 소비 등 경기부터 살려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성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경기부양책·백신접종 등으로 리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수요 회복과 경기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자연스러운 인플레이션으로 밝혔다. 그러나 김 전문위원은 향후 실질GDP 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인 아웃풋 갭해소 속도, 경기부양책 규모, 백신접종 진전 등에 따라서 인플레이션 상승세 확대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다.

김일구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첫 번째 금리 인상을 한 2015년의 아웃풋 갭이 -1.0%였는데, 미국 의회예산국(CBO)2월 전망에 따르면 20221분기 아웃풋 갭이 -1.0%로 축소된다이같은 CBO 전망에 따르면 미연준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미노식 글로벌 금리인상과 가계소득감소, 집값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금융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될 수 있어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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