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20년 기업경영분석’
이자 못 갚는 한계기업 40% 상회
제조업·비제조업 동반 하락세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매출이 10년 만에 처음으로 뒷걸음 친 가운데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의 비중도 40%를 넘어 사상 최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27일 이같은 내용의 ‘2020년 기업경영분석통계를 발표했다.

한은에 따르면 조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799399(제조업 168869·비제조업 63530)의 지난해 매출은 2019년보다 1.0% 감소했다. 성장성 지표가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은 해당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석유 정제업과 화학업의 매출이 지난해 국제 유가 하락 등에 직격탄을 맞고 각 34.1%, 8.0% 줄었다.

 

제조업·비제조업 매출액증가율

업종별로도 제조업(-1.7% -2.3%)과 비제조업(2.3% 0.0%) 모두 매출액증가율이 떨어졌다. 전자·영상·통신장비업(-8.17.0%), 부동산업(-3.613.0%)은 매출액이 늘었으나, 석유정제업(-6.7-34.1%) 및 화학업(-5.2-8.0%) 등은 큰 폭 하락했다. 이는 두바이유 현물가가 지난해 연중 33% 가량 급락하는 등 국제유가 하락 등 코로나19에 따른 영향이다.

또 수출과 수입이 모두 줄면서 운수창고업(2.1-8.1%), 항공사 여객수송(-68.1%) 및 항공화물수송(-23.9%) 업종의 매출액도 줄었다. 전력판매량 감소도 이어지면서 전기가스업(-2.4-7.8%)의 매출액 감소폭도 커졌다.

부채비율과 차입급의존도 또한 늘었다. 부채비율은 전년(115.7%)보다 악화된 118.3%를 기록했고 차입금의존도는 29.5%에서 30.4%로 늘었다.

자동차 업종이 리콜관련 충당금 증가 및 여유자금 확보를 위한 외부차입이 늘면서 제조업의 부채비율을 73.5%에서 76.3%로 끌어 올렸고 비제조업은 부동산업의 수익성 증가에 기인해 부채비율(157.8%157.3%)이 소폭하락한 반면 차입금의존도는(34.0%34.8%) 반대로 늘었다.

 

영업이익률은 전년 수준 유지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전년 수준인 4.2%를 유지했다. 세전순이익률로 보면 전년(3.7%)보다 소폭 증가한 3.9%를 기록했으며 전자·영상·통신장비업(5.68.4%), 의료용물질 및 의약품업(7.314.5%) 등이 영업 호조를 보였다.

아예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비율도 30.5%에서 34.7%4.2%포인트 확대돼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반면 이자보상비율 500% 이상 기업 비중은 38.4%에서 37.4%1%포인트 축소됐다.

이처럼 한계기업이 늘어난 것은 지난해 코로나19와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유정제, 화학제품 업종을 중심으로 적자를 본 기업이 크게 늘어서다. 다른 기업 역시 차입금을 늘리면서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한계기업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기업의 성장성도 나빠졌다. 기업의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1.0%로 집계돼 2009년 관련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중 제조업이 -2.3%로 전년(-1.7%)보다 0.6%포인트 하락했으며 전자·영상·통신장비(7.0%)의 상승에도 코크스·석유정제(-34.1%), 화학물질·제품(-8.0%), 1차금속(-7.2%) 매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비제조업 역시 0%로 전년(2.3%) 보다 성장이 둔화했다.

기업 규모별로 살펴보면 대기업의 매출 감소폭이 컸다.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4.6%로 전년(-2.3%)보다 크게 하락했다.

2010년 관련 통계 편제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중견기업도 -3.5% 감소해 전년(-1.3%) 보다 하락폭이 확대된 반면 중소기업은 4.2%에서 3.9%로 소폭 떨어졌지만 이 역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김대진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지난해 전자·영상·통신장비업 매출이 늘었는데, 이 분야와 연결된 중소기업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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