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예프무역관 “우크라 수출 호조세에 찬물… 무역보험 들 필요”

[전문가 진단]

코트라 키예프무역관의 최한나 과장은 2월초 우크라이나 수출 전망과 우리 기업의 유의사항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진단했다. 그는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교역을 언급하며 지난해 수출은 전년 대비 47.7% 증가한 58176만달러였고, 수입은 전년보다 50.7% 감소한 3881만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매년 무역수지 적자를 보이다 6년 만에 무역수지 흑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 2013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본격화 되면서 크림반도 병합과 돈바스 전쟁 등 정세 불안이 이어졌다. 최한나 과장은 “2013년 이전까지만 해도 대 우크라이나 수출규모가 115000만달러에 달했지만, 2013년에 63000만달러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이후 수출이 줄어들다가 2017년부터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20년 코로나로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2021년 들어 수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에서 최 과장은 수출 호조세를 전망해 왔다. 하지만 최근의 정세 불안으로 인해 그는 모처럼의 회복세가 주저 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당장에 우크라이나가 받는 경제적 타격은 매우 크다고 분석했다.

최 과장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우크라이나 간 교역은 전체 규모에 있어서 큰 편은 아니다고 말한다. 우크라이나 입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은 전체 0.7% 수준이고, 수입은 0.93% 정도다. 그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우크라이나의 비중이 큰 편은 아니다라며 하지만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 수가 300개 이상이며, 상당수는 중소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입 비중을 떠나서 우리 수출기업들에 미칠 영향도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한 최 과장은 우선 미수금이 있는 경우 현지 바이어와 협의해 최대한 미수금을 회수하는 방향으로 조율할 필요가 있다신규 물량 선적을 준비 중인 우리 기업은 바이어로부터 선수금을 최대한 많이 받고 잔금에 대해서는 무역보험을 드는 등 안전장치를 해 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한창용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정책통계분석팀장은 “2014년 크림반도 사태 당시 우리 중소기업의 러시아 수출 품목이 48%나 감소했다이번 사태로 인해 러시아 수출 상위 품목 중 자동차, 기계, 화장품, 정밀기기 등에서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한창용 팀장은 원자재 공급망 불안은 중간재 공급기업에게, 판매처 불안은 최종재 생산기업에게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인데, 아마도 이번 사태는 전자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국내 공급망 불안 해소 방안으로 거론되는 대·중기 납품단가 연동제의 경우 전면 시행 검토 보다는 일부 품목에 대한 시범 운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제도의 실효성을 파악하면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밖에도 한 팀장은 이번 사태가 최근 터진 소부장·요소수 사태와 동일한 일련의 공급망 리스크라고 진단하면서 결국은 위험성을 어떻게 헷지할 방안을 만들것인가에 달려 있다정부 차원에서 선제적 정보의 제공과 위험성 헷지 상품 제공이 모두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정부, 민간 보유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사전적으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위험에 대한 조기경보체계를 마련을 예로 들었다. 그는 무역보험공사 등의 보험성 상품(위험성 헷지 상품)을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지도와 지원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현재 러시아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수는 1000여 곳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화장품(444개사·수출액 290백만달러), 기타플라스틱(239개사·17500만달러), 자동차부품(201개사·15900만달러), 합성수지(137개사·47600만달러), 아연도강판(30개사·21100만달러)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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