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제1차 대·중소기업 납품단가 조정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납품대금 제값받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지난 9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22년 제1차 대·중소기업 납품단가 조정위원회에서 참석자들이 납품대금 제값받기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9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2022년 제1차 대·중소기업 납품단가 조정위원회를 개최했다.

납품단가 조정위원회는 중소기업 납품대금 제값받기 지원 및 조정협의제도 활성화를 위해 7개 업종(뿌리, 식품, 화학, 제지, 유통, IT, 건설) 대표들과 공익위원 등 15명으로 구성해 중기중앙회가 운영하고 있다.

조정협의제도는 기업 간 수·위탁거래에서 재료비 등 공급원가 변동으로 납품대금 조정이 필요한 경우, 수탁기업 또는 협동조합(중기중앙회 포함)이 위탁기업에 납품대금 조정을 신청·협의하는 제도다.

이날 위원회에는 공동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를 비롯해 양태석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 황청성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이사장, 이정헌 한국공인회계사회 본부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는 정부의 납품대금 제값받기 관련 정책방향발표와 함께 현장 애로사항 청취 및 납품대금 제값받기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노형석 중소벤처기업부 거래환경개선과장은 대내외적으로 중소기업에게 특히 어려운 시기인 만큼 납품단가연동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중기부에서는 표준약정서상 연동조항 포함 및 연동제 시범운영 등 여러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참석자들은 향후 납품단가 연동제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업계 자율에 맡기기보다 이행이 담보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제도 설계에 적극 개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양태석 경인주물공단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물업종의 경우, 공작기계에 한해 연동제를 실시하고 있으나 납품하는 쪽과 받는 쪽의 원가산정 개시시점이 달라서 어려움이 있다정부나 연구기관에서 원가의 기준점을 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서울경인레미콘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레미콘의 경우, 원가구조가 복잡하지 않으나 과거 시멘트 비중이 컸던 것에 비해 최근 골재, 운반비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대기업 건설사와의 갑을관계에서 중소기업이 목소리를 내기 힘든 분위기이므로 정부에서 이행을 강제해 줘야한다고 요구했다.

조원택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이사는 전방산업이 다양해 제값받기가 어려운 플라스틱업계의 구조적 특성상, 정부의 자율적 가이드라인 설정은 실효성 우려가 있다정부가 대·중소기업 간 형평성을 고려해 중소기업이 보상받을 수 있는 부분을 법제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재원 한국계면활성제접착제공업협동조합 전무이사는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세배 올랐는데 납품처인 화장품회사와 건설회사와의 협상은 진전이 안되고 있다정부에서 납품단가 연동제나 표준약정서 등을 법제화하면 협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잿값 폭등에도 제값 못받아

자율에 맡겼다간 상생은 요원

中企 혁신만으로 해결 불가능

정부가 이행 강제해줘야 성공

황청성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부분 영세한 박스업체는 상위 제지사의 일방적인 갑질을 수용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납품단가 연동제가 법제화돼도 빠져나갈 방법이 많으므로 교육, 강의 등을 통한 대표들의 인식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대표로 참석한 김흔묵 대진씨앤씨 이사는 프라스틱 생산업계에서 공장자동화가 최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원재료인 폴리에틸렌 가격이 40% 이상 급등함에 따라 적자 납품을 할 수 밖에 없었고, 그나마 최근에 단가를 일부 인상 받아 적자폭이 겨우 축소되고 있는 상태라며 중소기업의 자체적인 혁신만으로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오진균 하나비젼씨스템즈 부사장은 정부 공사는 단가인상이 시스템적으로 잘 반영돼 있지만 민간공사는 그렇지 못한 것 같다표준계약서에 단가인상 부분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남근 납품단가조정위원장은 최근 여야 모두 납품단가연동제 입법을 최우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중소기업계의 오랜 숙원 과제인 납품단가연동제가 반드시 시행될 수 있도록 업종별 사례수집, 대응논리 개발 및 세부 시행방안 마련 등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찬회 중기중앙회 혁신성장본부장은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 및 글로벌 공급망 붕괴 등으로 원자재 가격은 연일 폭등하고 있지만 중소기업 대부분은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못해 경영애로가 가중되고 있다, “중기중앙회에서는 납품단가연동제 도입 추진과 더불어 업종별로 납품단가 애로 및 불공정피해 등을 발굴해 협동조합과 공동으로 다각적인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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