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회장 취임 후 광주 이어 부산 도금업체 현장 방문
윤석열·김기문 등과 ‘공정·상생경제 재도약’ 다짐 후속조치로
스마트공장 지원 인연 맺은 부산 ‘동아플레이팅’ 생산현장 시찰

삼성 ‘코치’로 생산성 향상·근무환경 개선…MZ세대 대거 입사
이오선 대표 “5년간 삼성 혁신DNA 심은 결과”…AGV도입 추진

이재용 “건강한 생태계 조성해 상생 선순환 이루자” 동행 약속
부산 중소기업계 “이제 빛이 보인다” 지역경제 활황 기대 고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강서구 소재 도금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대표(가운데)와 함께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이 지난 8일 삼성전자로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받은 부산 강서구 소재 도금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을 방문해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대표(가운데)와 함께 제조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8일 부산의 동아플레이팅을 전격 방문했다. 지난달 삼성전자 회장 취임 이후 이틀 만에 광주 지역 중소기업 협력사를 찾은 데 이은 두 번째 상생 경영행보다.

특히 이번에 방문한 동아플레이팅은 삼성전자의 협력업체도 아닌데도 이 회장이 방문 일정을 잡으면서 세간의 주목을 이끌었다.

삼성전자와 동아플레이팅은 긴밀한 원·하청 관계를 뛰어넘는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 바로 지난 2018년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삼성전자·포스코와 손잡고 진행한 ·중소기업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을 통해 5년 가까이 끈끈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것. 삼성전자가 동아플레이팅의 공정 자동화와 생산관리시스템(MES) 도입 등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한 뒤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데 따른 것이다.

세간의 편견 깬 도금 스마트화

삼성전자는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으로 동아플레이팅에 센서를 적용한 자동화 시스템을 제안하고, 생산관리시스템(MES)을 도입해 생산계획·실적, 설비현황, 재고 등 현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도록 했다. 또한 화학물질 성분과 유효기간 등 데이터도 바코드로 관리하도록 했다.

삼성은 2018년부터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을 통해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삼성의 제조혁신 기술과 성공 경험을 아낌없이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삼성의 노하우 전수로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도입 후 생산성은 37% 증가했고, 자재 투입부터 완성품이 나오는 데 걸리는 제조 리드타임이 120분에서 90분으로 단축됐으며 불량률도 77% 감소했다.

동아플레이팅이 스마트공장으로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 것은 중소 제조업계에도 상당히 신선한 이슈를 던져줬다.

뿌리산업인 도금업은 표면 처리 공정에서 염산, 질산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등 일반적으로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이 때문에 청년층이 취업을 기피하는 문제도 있었다. 하지만 동아플레이팅은 스마트공장 구축으로 이러한 세간의 편견을 깼다.

이오선 동아플레이팅 대표(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이사장)<중소기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근무 환경을 대폭 개선해 청년들이 찾는 제조 현장으로 탈바꿈했다삼성의 스마트공장 센터장(부사장)마저도 ‘37년 동안 여러 공장을 둘러봤지만 동아플레이팅처럼 쾌적한 작업환경을 갖춘 도금공장은 처음 봤다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회사의 임직원 평균 연령은 32세다. 스마트공장으로 거듭나면서 작업장 인력을 다소 줄어들었지만, 반대로 자동화된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 채용이 부쩍 늘어난 것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동아플레이팅의 스마트공장 공정 시스템 모니터를 살펴보며 이오선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동아플레이팅의 스마트공장 공정 시스템 모니터를 살펴보며 이오선 대표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동아플레이팅은 2019년과 2020년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한 스마트공장 우수기업 표창을 두 번씩 받으며, 삼성전자와의 상생협력 우수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이오선 대표는 도금은 힘든 3D 업종이라는 편견을 깨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 역동적인 기업으로 변신시킨 장본인이다.

이오선 대표는 지난 5년간 삼성의 사후관리를 받으면서 혁신 DNA를 적극 도입한 결과라면서 앞으로 AGV(자동무인운반차) 도입과 지능형 공장을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中企 연대로 세계화 정조준

이재용 회장도 이날 동아플레이팅 생산 현장을 둘러보며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해 상생의 선순환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 총수가 부산지역에 도금 중소기업에 방문했다는 사실만으로 현지 중소기업계 분위기는 호평 일색이다. 이오선 대표는 지난 8일 이재용 회장 방문 이후 지역 관계자들로부터 수백여통의 축하 전화를 받고 있는데 일부에서는 이제 부산에 빛이 보인다며 감격할 정도다고 현장의 반응을 전했다.

아울러 이 대표는 동아플레이팅과 같은 작은 중소기업들도 혁신의 성장을 하게 되면 지역 대학 인재를 적극 채용하고, 매출 신장 등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를 하게 된다삼성과의 상생 인연이 이러한 효과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재용 회장이 동아플레이팅의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재용 회장이 동아플레이팅의 임직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는 최근 들어 대기업 총수들이 대·중소기업이 상생협력에 대해 전향적인 인식개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과거에는 대기업 총수가 자신들을 위한 대대적인 투자 활성화를 발표하고 이를 불도저와 같이 밀어붙인 결과로 한국경제 전반에 낙수효과를 봤다면, 이제는 대기업 경영철학의 방향성이 협력 업체는 물론 기업생태계 전반에 중소기업과의 공동 연대를 통한 세계화에 집중하는 추세다.

삼성전자 회장 취임이라는 상징적인 이벤트의 취임식 행사도 없이 가장 최우선 일정으로 중소기업계 전반을 두루 살피는 이재용 회장의 행보가 이를 말해준다.

중소기업계는 이러한 대기업 총수의 중소기업 경영 행보를 촉발시킨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지난 525일 용산 대통령실 앞 잔디광장에서 개최된 ‘2022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였다고 한 목소리로 평가한다.

5대그룹 총수 상생협약 퍼포먼스

올해 중소기업인 대회는 중기중앙회 창립 60주년을 맞아 개최된 특별한 행사로 윤석열 정부의 용산 시대를 알리는 첫 대규모 이벤트였다.

특히 올해 행사에는 1964년 제1회 대회 개최 이후 최초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들이 총 출동해 대·중소기업간 상생을 다짐하는 역사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들 5대 그룹 총수들은 중소기업단체장들과 공정과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 협약퍼포먼스를 벌이며 민간의 자발적 상생을 선언했다. 이른 바 용산 대·중기 상생 선언이었다. 5대 그룹 총수들은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행사 참석을 요청한 데 대해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시 김기문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5대 그룹 총수 그리고 중소기업 대표들에게 개회사를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성과를 공유해 격차를 줄여야, 중소기업도 인재를 확보할 수 있고, R&D에도 투자해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면서 5대 그룹 총수들과 함께 하는 용산 선언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각종 복합경제위기 속에서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스마트공장을 도입해 생산혁신을 이루고 여기에 주52시간제·최저임금·중대재해처벌법 등 수많은 노동규제와 임금폭등을 감내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정부도 이렇게 최선을 다하는 중소기업계를 위해서라도 노동규제 개혁과 아낌없는 재정지원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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