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진 하이스텐 대표, 현행 세제 문제점 지적
하이스텐, 산업부 ‘일하기 좋은·기업 명가’ 2관왕 영예
김 대표 “편법 뿌리치고 연부연납제 활용해 정직한 승계”

협동조합원사인 서울금속공업·신흥정밀도 2관왕 차지
편견 많은 현장, 양질 일자리로 변신·성장역량도 우수

정부의 가업승계 증여세 과세특례제도를 적극 활용했습니다. 편법을 제안하는 컨설팅도 받았지만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제도의 원리원칙을 따랐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큰 어려움이 조세부담이더군요. 저희는 연부연납제도를 통해서 겨우 승계 작업을 했습니다.”

김국진 하이스텐 대표가 <중소기업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말이다. 하이스텐은 6대 뿌리업종 가운데 주조, 열처리, 금형기술을 직접 보유하고 발전시키며 열처리 된 고품질의 스테인리스강 볼밸브, 관이음쇠 및 내진조인트를 개발해 제조·판매하고 있다.

특히 하이스텐은 다른 뿌리기업 24곳과 함께 지난 23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뿌리기업 명가·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선정증 수여식에서 대표 우수기업으로 뽑혔다. 이 가운데 하이스텐은 명가일하기 좋은 기업2관왕을 달성한 특별한 뿌리기업이 됐다.

산업부는 경영자가 대를 잇는 전통의 확산을 위해 20년 이상 경영하거나 가업승계를 한 기업을 대상으로 뿌리기업 명가(名家)’, 근무·복지환경과 경영안정성 그리고 성장역량 등이 우수한 뿌리기업을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으로 선정했다. 무엇보다 이번 행사는 뿌리산업 발전에 앞장서고 있는 대표 혁신기업의 노고를 격려하고자 올해 처음으로 열려 그 의미를 더했다.

한눈 팔지 않아도 승계 험난

하지만 정부가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뿌리기업 명가도 기업승계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김국진 하이스텐 대표는 지난 2014년에 입사해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노력을 해 왔지만 29년의 업력을 가진 기업을 승계하는 건 정말 쉽지 않았다오히려 업력이 많고 경영 상태가 우수한 중소기업일수록 경영의 책임감과 승계 부담은 상당하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의 우수한 경영상황과 근로환경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기업의 가치를 최대한 보존한 채 기업승계를 하는 게 무척 힘들다이를 위해 정부가 기업승계를 준비하는 중소기업들이 최대한 기업가치를 훼손하지 않고 성공적인 바톤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조세부담을 덜어주는 등의 제도적 보완 장치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중소기업중앙회를 비롯한 중소기업계가 원활한 기업승계를 위한 세제개편안의 빠른 국회 통과를 요구하는 것도 하이스텐과 같이 자기 분야에서 묵묵히 대를 이어가며 지속가능한 경영을 준비하는 1·2세대 경영자들의 어려움이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뿌리산업과 같이 한국 제조업의 근간이지만 고질적인 인력난으로 매년 업체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힘겹게 기업승계를 하는 명가들이 탄생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와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책이 강구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도 지난 22일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속세로 100년 이상의 장수기업이 7곳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발의한 상속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에 힘을 보태고 있다.

중소기업계도 그동안 가업상속공제와 증여세 과세특례제도가 중소기업 현장에서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해 오고 있다. 김국진 대표가 언급한 업력이 많고 경영 상태가 우수한중소기업일수록 현행 제도에서 못 박은 업종 유지와 같은 까탈스러운 사후관리 요건을 폐지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명가로 생존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뿌리명가 5곳 등 25개사 선정

한편 하이스텐 이외에 뿌리기업 명가와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으로 2관왕에 올라선 곳은 서울금속공업(대표 윤재필)과 신흥정밀(대표 정유석)이다.

이 가운데 서울금속공업은 한국동공업협동조합원사로 주조 분야에서 동 압연, 압출 및 연신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비철금속인 동관빌렛과 타프피치동 등이 주력 제품이다.

아울러 신흥정밀은 전자부품 등을 생산하는 사출·프레스 기업이다. 초정밀 금형을 활용한 사출·프레스 기술로 월드클래스 300’ 프로젝트에 선정됐다. 지난해 사업재편으로 친환경 자동차 부품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우수 뿌리기업 중에는 중소기업협동조합의 조합원사들이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정밀가공 분야의 오대(대표 김창현)는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원사로 뿌리기업 명가로 선정됐다.

이밖에도 소성가공 분야의 대륜산업(대표 이주협)은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원사로, 주조 분야 삼영엠텍(대표 강문식)은 한국조선해양기자재공업협동조합이자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원사로, 적층제조 분야 신생공업(대표 신성용)은 한국공구공업협동조합원사로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산업부가 엄선한 최초의 뿌리기업 명가에는 5개 뿌리산업 분야에서 10개사가, 일하기 좋은 뿌리기업 8개 분야에서 15개사로 모두 25개사가 선정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뿌리산업법 개정으로 뿌리산업 범위가 기존 주조·표면처리·소성가공 등 6개 분야에서 14개 분야로 확대된 이후 처음으로 사출프레스, 정밀가공, 적층제조 등 차세대 업종에서도 많은 기업을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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