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함께하며 향후 계획 논의
칸막이 제거 중점둔 조직개편
중앙회 노조·직원들과도 만찬
취임식 대신 현안 해결에 집중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첫 행보는 ‘소통 강화’와 ‘내실 다지기’였다.
4선에 성공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이 취임 첫날 조용한 행보로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선 것.
지난 2일 김 회장은 이날 여의도 중기중앙회 회의실에서 임원들과 도시락 오찬을 함께하며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하는 소회를 밝히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여러분들이 잘 도와줘서 다시 하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 4년 더 잘해보자”고 임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특히 지난해 5월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렸던 ‘대한민국 중소기업인 대회’를 높게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중소기업인 대회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해 용산으로 이전한 후 처음으로 열린 공식행사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회장이 모두 참석해 대·중소기업이 함께 하는 자리로 주목을 받았다.
김 회장은 이어 “앞으로 4년은 굵직한 것보단 중소기업과 협동조합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세심하게 잘 챙기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연임을 확정하면서 중기중앙회 본부 부서명칭을 ‘실’로 통일해 본부-실-팀 체제로 개편하는 등 ‘1단 7본부 36실, 15팀, 14지역본부, 4공제센터, 1해외사무소’로 조직을 새로 꾸렸다. 이번 조직개편은 조직 간 칸막이를 없애고 시너지 창출에 주안점을 두었다는 평가다.
오후에는 경기도 판교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제3차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했다. 규제혁신전략회의는 윤석열 정부에서 신설된 정부 규제혁신의 최고 결정 기구다.
김 회장은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총회 당선소감을 통해 ”임기 첫날부터 총리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에 참석, 중소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규제개혁이야말로 정부가 예산 한 푼 들이지 않고,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중소기업의 납품단가와 밀접한 수입가격 공표 △산업단지의 완전한 네거티브화 등 두가지 현안을 건의했다.
김 회장은 특히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공해도 없고, 지역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되는 만큼, 지방산단에 입주할 수 있도록 업종·고도제한 폐지 등 규제를 완화해달라”면서 이와 함께 “지방의 많은 산단들이 노후화되면서 슬럼화가 심각한데, 이번 기회에 입주방식을 완전히 네거티브로 바꿔 지방산단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제혁신전략회의 참석을 마친 김 회장은 이날 마지막 일정으로 중기중앙회 노동조합 및 모범직원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노조,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내부결속을 강화한다는 의미다. 이 자리에서는 중기중앙회 사무국 직원들의 각종 애로사항 등을 상세히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첫날 진행한 두 번의 식사를 모두 내부 임직원들과 함께 김 회장의 이런 행보는 중소기업계의 입장과 현안을 정부 및 국회 등에 확실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 소통을 최우선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된 것으로 보인다고 중소기업계 인사들은 평가했다.
한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최근 3고 등 복합위기로 경기침체가 심각한 가운데 중소기업 경영환경과 직결된 현안들을 조용히 챙기는 일에 보다 매진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도 “김 회장이 별도의 취임식도 열지 않고 조용히 내부결속 다지기와 현안 문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