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지난주 국빈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은 기존의 안보 동맹에서 첨단 산업동맹으로 한 차원 고도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양국 정상은 군사·안보를 넘어 향후 공급망과 기후 변화와 같은 핵심 글로벌 현안에 대해 서로 공조할 것을 선언했다. 또한 이 기간 동안 한미 양국은 배터리, 반도체, 바이오,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50건이 넘는 경제협력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민간 차원의 교류협력 기반을 조성했다.

우리는 모처럼 조성된 우호적 협력 분위기를 수출 증진의 기회로 활용해 성장 정체의 늪에서 벗어나야 한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내수 기반이 취약하고 부존자원이 부족해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취해왔고, 무역의존도는 G20 국가 중 4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이 가운데, 최근 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급감하고, 무역수지 적자도 누적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한국은 13개월 연속 무역적자를 기록했고, 수출 역시 6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11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1.7%에서 1.5%로 0.2%p 하향 조정했다. 우리 기업의 활로 모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미국 또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부침을 겪고 있지만, 여전히 명실상부한 세계 1위 경제 대국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규모는 중국의 약 1.4배, 한국의 15배에 달한다. 한국보다 월등히 큰 시장인 미국을 공략한다면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한미 FTA 발효 이후 10년간(2011~2019년)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연평균 3% 이상 꾸준히 증가했다고 한다. 동 기간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도 2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제1위 수출 시장인 중국의 수요는 둔화되고, 중간재 자체 조달률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올해 3월 누적 대중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9.8%나 급감했다. 우리나라 상위 5대 수출국 중 유일하게 대미 수출만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대미 수출이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전년동기대비 2.7%p 상승한 17.7%를 기록했다.

미국은 한국 중소기업의 2위 수출 시장이기도 하다. 지난해 기준 중소기업 대미 수출은 화장품 등 품목 위주로 전년 대비 16.5% 급증했고, 중소기업 전체 수출의 14.6%를 차지했다.

진전된 한미동맹은 투자 유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 방미 일정 중 윤석열 대통령을 만난 넷플릭스 경영진은 향후 4년간 3조원 이상을 K-콘텐츠에 투자할 예정임을 밝혔다. 지난해 미국의 대한국 투자 규모는 전체 외국인 직접 투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는데, 앞으로도 확대될 여지가 크다.

또한, 한미 정상선언문에는 양국이 각각 3000만달러를 투자해 과학·기술분야 등 미래인재 특별교류 프로그램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통해 인적 교류가 촉진되고 상호 발전적 기술 및 노하우 공유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미국 방문을 계기로 한미 양국이 경제안보 핵심 파트너로서 더욱 굳건해진 만큼, 향후 상호 교류 협력을 확대해 성장 정체에 빠진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