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테이블에 청년창업가 함께해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첫번째부터),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윤석열 대통령, 이두진 메디쿼터스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참석자들이 환담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공 : 대통령실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에서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오른쪽 첫번째부터),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 윤석열 대통령, 이두진 메디쿼터스 대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 참석자들이 환담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제공 : 대통령실

올해 중소기업인대회는 MZ세대 청년 기업인들이 중심이 됐다. 50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절반 가량이 MZ세대 기업인이었다.

헤드테이블에도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함께 MZ 세대 창업가들이 앉아 눈길을 끌었다.

93년생인 고명진 실비아헬스 대표는 미국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대 의대에 재학중이다. 실비아헬스는 치매 예방 효과가 입증된 임상 연구에 인간 중심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한 기술력으로 치매 분야 최초로 보건복지부 비의료 건강관리 서비스 인증을 획득한 치매 분야 선도기업이다.

82년생인 김민규 복순도가 대표는 우리 농촌의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농업과 식품, 특산품 제조가공(2차산업)뿐만 아니라 양조장의 역사, 문화, 체험, 관광(3차산업)을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85년생 이두진 메디쿼터스 대표는 ‘바르닭’ ‘이스트쿤스트’ 등의 대중에 널리 알려진 헬스·패션 브랜드를 보유하는 한편, 일본 제1의 패션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nugu’를 운영하고 있다.

각 테이블 위에는 ‘치맥’(치킨+맥주)과 피자가 올랐다. 대통령이 청년 스타트업 로보아르테의 ‘로봇이 튀긴 치킨’,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화덕으로 구운 ‘고피자’ 등을 직접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국산 수제 맥주 ‘경복궁’을 곁들였다. 경복궁은 중소기업 카브루와 GS가 공동개발하고 협력을 통해 해외에도 수출하고 있는 1세대 수제 맥주.

이날 행사는 선배 기업인들과 MZ 세대 기업인들이 치맥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대·중소기업, 신동반성장으로

올해 행사는 그룹 총수들과 금융사 대표들은 다른 테이블에 나눠 앉아 행사에 참석한 중소기업인들과 네크워크를 쌓을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5대 그룹 총수가 중소기업인대회 사상 최초로 참석, 상생의지를 드러냈던 것에 이어 올해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9개 그룹 총수들이 동석해 중소기업인들과 함께 했다.

2년 연속 대기업 총수들이 중소기업인대회에 참석하고, 참석대상도 5대 그룹에서 10대 그룹으로 확대된 것은 기업과 정부가 ‘원팀’이 돼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새로운 개념으로 상생의 범위가 확대되는 상징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은 “작년엔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 단체장이 한자리에 앉았다”면서 “올해에는 신동빈 회장이 제 옆에 앉는 등 대기업 총수들이 중소기인들과 어울리도록 자리가 배치됐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인들과 9대 그룹 총수들은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고, 치맥을 함께 즐기며 어울릴 수 있었다.

건배제의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요새 경기가 어렵지만 대통령 말씀처럼 우리 모두 원팀이 돼서 노력하면 이 긴 터널도 곧 지나가리라 믿는다”고 대·중소기업 간 상생의지를 강조했다.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한 고석재 경진단조 대표는 “대통령께서 취임사에서 앞으로 국민만 바라보고 일하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지난 1년은 우리 중소기업만 바라보고 일하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우리 선배 기업인들이 후배 기업인들을 도와서 협력하고 우리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해서 더욱더 부강한 대한민국이 되도록 하자는 의미에서 ‘함께하자!’ ‘대한민국!’으로 건배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 각 테이블 돌며 스킨십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만찬에 로봇이 만든 치킨, AI 화덕이 구운 피자, 대·중소기업 협력으로 개발한 수제맥주가 준비돼 있다.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 만찬에 로봇이 만든 치킨, AI 화덕이 구운 피자, 대·중소기업 협력으로 개발한 수제맥주가 준비돼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식행사가 끝난 후 만찬 도중 58개의 모든 테이블을 하나씩 돌며 참석 기업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단체 기념 촬영 요청에도 일일이 응했다.

윤 대통령이 작년 취임 후 구입해 화제가 됐던 수제화 전문 중소기업 ‘바이네르’의 김원길 대표와도 만났다. 김 대표가 “대통령님 덕분에 ‘대통령 신발’로 알려져 멋지게 살고 있다”하자, 윤 대통령은 “마침 오늘 구두를 닦느라 바이네르 신발을 못 신고 왔다. 미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이 앉아 있던 테이블로 가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업인들은 ‘원팀’으로 노력하자고 결의를 다졌다고 한다.

이어 윤 대통령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이 앉은 테이블로 자리를 옮겨 대화를 이어갔다. 한 기업인이 해외 일정이 힘들지 않냐고 묻자 윤 대통령은 “해외에 나가면 스트레스가 없어서 그런지 피곤한 줄 모르겠다”고 답했다.

또 다른 기업인이 “중소기업의 지지율이 77%라니 앞으로는 국내에서도 스트레스가 없어지실 것 같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기업이 어떻게 보느냐가 중요하지 않겠나. 기업이 잘 돼야 근로자가 잘되고, 그래야 나라도 잘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테이블에 있던 한 기업인은 건배사로 ‘일취월장 중소기업, 일취월장 대한민국’을 제의했다. ‘일’자리를 늘리고, ‘취’업을 많이 시키고, ‘월’급을 많이 줘서 ‘장’가를 많이 가게 하자는 의미에서 제의한 건배사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있는 테이블로 옮긴 윤 대통령은 청년기업인 푸드트래블 대표에게 비즈니스 모델을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이 청년기업인은 개별음식점과 기업을 매칭해주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축하공연으로 하모나이즈 합창단이 이적의 ‘로시난테’와 송창식의 ‘우리는’을 불렀다. 윤 대통령이 양옆의 참석자와 손을 잡고 일어나 ‘우리는’을 따라 불렀고, 곧이어 모든 참석자들이 다함께 노래를 불렀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요새 다자회의에 나가면 참여하는 모든 국가가 양자회담을 하려고 손을 내민다”며 “그게 다 여러분 덕”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힘이 없으면 해외에 나가도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다”며 “늘 감사드리고 있다. 잘 보답하겠다”고 인사했다.

공식행사가 끝난 후에도 윤 대통령은 테이블에 앉아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헤드테이블로 합류해 대화를 함께하기도 했다. 환담이 계속되자 주최 측에서는 ‘아메리칸 파이’를 배경음악으로 틀었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국빈 만찬에서 부른 노래였다.

이에 윤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전후해 11차례의 양자회담을 할 때 거의 모든 상대국 정상이 이 노래 얘길 꺼냈다는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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