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만한 매출론 로봇 도입 언감생심
정부, 사회적 서비스 차원 접근 필요
혁신 대기업 ‘상생형 기술보급’ 가속

롸버트 조리로봇 플랫폼
롸버트 조리로봇 플랫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숫자는 563만2000명에 달한다. 지난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즉 ‘나 홀로 사장님’은 무려 426만7000명이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446만7000명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직원을 내보내고 혼자 운영하거나, 무인화 장비를 도입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결국 소상공인업계는 매년 인건비 증가 부담에 따라 고용원을 줄이는 자구책으로 간신히 버티면서도 푸드테크 로봇의 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직원 없는 매장’ 갈수록 확산

더욱이 국내 첨단 기술력과 ICT 인프라를 바탕으로 푸드테크가 더 정교해지고, 로봇 등의 장비 생산단가도 낮아지게 되면 홀서빙이나 주방 조리 보조와 같은 노동인력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이는 세계적인 메가 트렌드가 되고 있다. KFC, 버거킹, 스매쉬버거 등 미국에 본사를 둔 대형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는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직원이 없는 매장’을 늘리는 추세다. 이들 프랜차이즈는 매장에서 아예 식사할 수 있는 공간을 없애고 키오스크와 푸드락커(foodlocker)를 도입해 손님이 주문부터 픽업까지 직접해야 하는 환경을 만들고 있다.

한국도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일반 대기업(프랜차이즈·배달 플랫폼·통신사·급식업체 등) 집단을 중심으로 스마트 상점 바꾸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문제는 푸드테크 장비 도입을 고려할 때 소상공인들이 웬만한 매출을 올리지 않고서야 현실적으로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는 점이다.

주말·공휴일 등 쉬는 날도 없이 사장이 직접 몸을 갈아넣어 가게 운영을 이어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첨단 기술 편익이 일부 투자 여력이 있는 소상공인에게만 편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는 로봇·테이블오더·키오스크 등 푸드테크 도입으로 운영의 효율성을 확보한 그룹과 나 홀로 운영하면서 간신히 버티는 이른바 ‘스마트 빈곤’ 그룹 간의 시장 경쟁력 격차를 늘릴 수 있는 주된 요인이다.

이미 전체 자영업자의 90%가 넘는 426만명의 나 홀로 사장님들이 격변하는 푸드테크 시장 속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스마트 빈곤’에 무방비 노출돼 있다.

이 때문에 수많은 소상공인이 스마트 시대에 건강한 사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푸드테크의 대중화를 정부가 ‘복지’ 차원에서 사회적 서비스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중소기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제정된 ‘에너지기본법’에 근거해 시행 중인 정부의 에너지복지 사업처럼 소상공인업계도 적정 수준의 스마트 기술 사용환경과 장비 공급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저소득 소상공인의 환경개선 지원사업 △스마트 바우처 시행 등을 본격적으로 검토할 때”라고 제언한다.

대기업-소상공인 상생모델 커져야

앞서 정부는 저소득층 국민에게 의식주만큼 중요한 에너지(냉·난방기기 보급 등) 복지를 지원하기 위해 2006년 한국에너지재단을 설립한 바 있다. 에너지재단 출연기관에는 정부 발전·석유·가스 공공기관과 SK에너지, GS칼텍스, 에스-오일 등 민간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국내 푸드테크 산업을 이끌고 있는 혁신 대기업도 정부와 손을 잡고 스마트 상점 대중화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할 필요성이 대두되는 시점이다.

이에 부합해 중기부도 상생형 정책지원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상생형 스마트 상점 기술보급사업’을 시도하고 있는 것. 국내에서 스마트 상점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대표 기업들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해 직접 소상공인 모집부터 컨설팅, 기술 보급까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민간주도 사업으로 현재 신청 접수(지원규모는 300개 내외) 중에 있다.

이번 상생형 지원 사업은 전체 비용의 최소 80% 이상을 지원하며, 이 가운데 30% 이상은 주관기관이 부담한다. 현재 이 사업의 주관기관으로는 KT와 넥스트페이먼츠가 참여하고 있다.

소상공인의 자부담 비율과 금액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T는 전체 비용 중 30%를 지원해 국비 포함 80%가 지원된다. 소상공인은 전체 패키지 비용 2487만9200원 가운데 20%인 493만 9600원만 부담하면 된다.

한편 KT는 서빙 로봇과 테이블오더 등 기기와 함께 대박가게, 장부비서 등 모바일 앱으로 구성한 경영관리 통합솔루션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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