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의 스레드 자정정책에 발목
팔로어 늘리자 계정정지 ‘불만 폭주’
일일 활성 사용자 1주만에 반토막
해시태그·다이렉트 메시지 미비
광고 접목해 돈 버는 기능 없어
트위터와의 끝장승부 귀추 주목

스팔은 스레드 맞팔의 줄임말이다. 스레드 사용자들끼리 상호 팔로우를 하는 걸 말한다. 스팔 열차는 집단적으로 서로의 스레드를 맞팔로우하는 일종의 팝업 이벤트다. 누군가 스팔 열차라고 스레드에 포스팅한다. 해당 포스팅 아래로 사용자들이 댓글을 단다. 댓글을 단 사람들끼리는 서로 무조건 팔로우를 한다. 그렇게 서로의 팔로워를 늘려주는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서로의 스님이 된다. 스님은 스레드 친구의 줄임말이다.

스팔 열차에 탑승하면 서로한테 스팔로미라고 물을 필요조차 없다. 스팔로미는 스레드 팔로우를 하겠느냐는 말이다. 스팔 열차가 유행하면서 계급도 생겼다. 팔로워 100명 이하면 민간인이다. 팔로워 1000명 이상이어야 일병이다. 팔로워 1만명이면 중령이다. 팔로워 3만명부터는 장성급이다. 스팔 열차는 스레드가 서비스를 시작한 7월 6일부터 타임 라인을 채우기 시작했다.

인스타그램 성공공식 적용 유력

스레드는 지난 7월 10일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서비스 출시 5일 만이었다. 전례 없는 흥행이었다. 스레드를 개발한 메타의 주력 SNS 서비스인 인스타그램만 해도 월간 사용자 1억 명을 돌파하는데 30개월이 걸렸다. 생성AI 열풍을 일으킨 챗GPT도 월간 사용자 1억명을 넘는데 두 달이 걸렸다. 스레드를 만든 메타의 CEO 마크 저커버그의 스레드 계정 팔로워도 300만명을 돌파했다.

그런데 오픈 첫 주말이 지나자 좀 다른 숫자들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오픈 2일째였던 7월 7일 전 세계 스레드 일일 활성 사용자수, 즉 DAU는 4900만명이었다. 7월 7일 시점에서 스레드 가입자수는 5000만명 안팎이었다. DAU와 가입자수가 엇비슷하다는건 사용자들이 가입하느라 스레드에 접속했다는 의미다. 소위 오픈빨이다.

그렇게 스레드는 1억 가입자를 넘어섰다. 정작 DAU는 7월 14일 기준 2360만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웹 트래픽 통계 사이트 시밀러웹의 통계를 IT전문미디어 엔가젯이 분석한 결과다. DAU만 놓고 보면 일주일 만에 반토막이 났다.

사실은 4분의 1토막이다. 오픈 2주차인데 1억 가입자 가운데 2300만명만 매일 스레드를 이용한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다. 어쩌면 6분의 1토막일 수도 있다. 7월 20일 현재 스레드 가입자는 1억5000만명에 육박하는 걸로 추정된다. 사실 마크 저커버그는 1억명이 넘은 시점부터는 자신의 스레드에 가입자수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1억5000만명은 미국 IT전문가들의 컨센서스다. 그렇다면 현재 스레드 가입자 6명 중 1명만 매일 스레드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폭풍 성장에 뒤에 가려진 현실이다.

그리고 오픈 3주차인 7월 17일주부턴 자신의 스레드 계정이 정지됐다는 사용자 불만이 속속 접수되기 시작했다. 사용자 계정이 정지당하는 가장 큰 이유는 메타측이 매크로 계정으로 의심하기 때문이다. 매크로는 사람이 아닌 컴퓨터가 반복 동작으로 시행하는 것이다. 게임의 자동 사냥 프로그램이 대표적인 매크로다.

매크로 계정은 어뷰징이다. 힘들게 게임 캐릭터를 성장시킬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게임 아이템만을 노린 계정이 늘어나면 결국 게임 생태계가 오염된다. 대다수 게이머들이 게임을 떠나게 된다. 그래서 게임사들은 매크로 계정을 철저하게 단속한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게임 이용 약관에 “매크로를 쓴 것으로 적발된 이용자에 대해 통합계정 영구 이용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상 사형 선고다.

메타도 비슷한 우려를 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 7월 18일 자신의 스레드에 이런 글을 올렸다. “저는 스레드 커뮤니티에 뭉쳐질 것엔 매우 낙관적입니다. 이제부터는 베이직과 리텐션을 개선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안정화되는데 수년이 걸릴 겁니다. 우리는 이런 플레이북을 여러 번 실행해봤습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과 릴스 등이었죠. 스레드도 같은 길을 갈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건 2가지를 말해준다. 스레드는 현재 추락하는 DAU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스레드에 인스타그램의 성공방정식을 적용할 것이다. 일단 DAU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크로 계정 차단부터 시작했다. 팔로워수를 늘리기 위해 무한대 팔로우만 반복하는 계정들이 타겟이다. 게임 생태계와 마찬가지로 소셜 생태계 역시 팔로워 사냥만 거듭하는 계정은 결국 생태계를 오염시킨다.

자정정책은 제 발등 찍기

문제는 해당 계정이 실제 매크로 계정인지 아닌지는 메타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메타는 단지 특정 스레드 계정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뿐이다. 그러다보니 마치 매크로처럼 빠르게 팔로워수를 늘리는데 집중한 계정은 억울하게 매크로로 의심 받아서 정지 당할 수밖에 없었다. 스팔 열차가 대표적이다. 스팔 열차는 메타가 매크로 계정의 어뷰징 행위로 의심하기 쉽다.

정작 이런 메타의 스레드 자정 정책은 오히려 스레드의 활성 이용자가 줄어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용자 입장에선 팔로워수를 늘리려 왔는데 팔로워수를 늘렸다고 계정 정지를 당하는 것이다. 아직 스레드엔 콘텐츠가 부족하다. 탄생한지 보름 밖에 안 된 소셜 커뮤니티에 콘텐츠가 풍성하긴 어렵다. 스레드 특유의 문화도 없다. 마치 음악이 없는 클럽과도 같다.

사람들은 1억명이나 모였지만 각자 떠들고 있는 파티장과 같다. 이때 사람들의 합리적 선택은 최대한 많은 사람들과 네트워킹하는 것이다. 결국 현재 스레드가 가진 최대 콘텐츠는 팔로잉을 통한 팔로워수 늘리기인 것이다. 인간 매크로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메타의 스레드 자정 정책은 제 발등 찍기에 가깝다.

메타는 인스타그램과 스레드 계정을 연동시켰다. 스레드 계정을 만들려면 먼저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들거나 이미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어야만 한다. 당연히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이 스레드로 대거 유입됐다. 5일 1억 가입자 달성의 비결이다. 스레드에 가입한 인스타그램 사용자들의 가장 큰 목적은 당연히 팔로워 확보다.

인스타그램은 이미 인플루언서라는 신종 직업을 탄생시켰다. 2022년 기준으로 인스타그램 상위 10명 가운데 직업이 인플루언서인 인물은 3명 정도다. 카일리 제너와 킴 카다시안과 클로에 카다시안이다. 모두 3억명 안팎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팔로워를 바탕으로 막강한 상업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킴 카다시안의 재산 규모는 18억달러로 추정된다. 뷰티 브랜드와 속옷 브랜드로 대박을 냈다. 성공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다.

인스타그램과 차별성 부각해야

카일리 제너의 재산은 6억달러다. 역시 뷰티 브랜드로 대박을 냈다. 스레드는 인스타그램의 1.5 중대다. 스레드로 유입된 일부 사용자들이 워너비 인플루언서였던건 자연스런 일이다. 메타부터가 그걸 미끼로 스레드를 흥행시켰기 때문이다. 스팔 열차는 메타의 정책에 발빠르게 대응한 사용자의 합리적 선택이었던 셈이다.

여기서 지금 메타가 빠진 역설이 발생한다. 인스타그램을 지렛대로 스레드를 빠르게 흥하게 만들었지만 이제부턴 인스타그램과 빠르게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이미 스레드의 1인 평균 일일 사용시간은 21분에서 6분으로 줄어들었다. 스팔 열차를 탄 사람들도 스레드 이용 시간이 줄고 있고 스팔 열차를 타지 않은 사람들은 스레드 접속 시간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게다가 스레드는 트위터 유저를 빼앗아오는 것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시밀러웹에 따르면, 트위터의 1인 평균 일일 사용 시간은 스레드가 오픈한 이후에도 평균 25분 선에서 그닥 줄지 않았다. 적잖은 사용자들이 스레드 계정만 만들고 트위터를 계속 썼다는 의미다. 트위터의 위기를 스레드가 제대로 이용하지 못한 셈이다. 스레드는 트위터를 모방했지만 사용자들한테 아직 더 나은 트위터로 인정받지는 못했다.

광고수익 배분 개시하는 트위터

결국 승부처는 돈이다. 스레드의 적잖은 사용자들은 스레드의 인플루언서가 되기를 원한다. 정작 아직 스레드에는 광고를 접목해서 돈을 벌 수 있는 기능이 없다. 해시태그도 없고 다이렉트 메시지도 없기 때문이다. 해시태그는 인플루언서가 올린 광고성 콘텐츠가 확산되게 만들어준다. 다이렉트 메시지는 개인적으론 사교 목적이지만 상업적으론 광고를 제안하고 제안받는 수단이다.

광고주들한테 해시태그와 실시간 검색어는 자신이 인플루언서한테 쓴 광고비가 제대로 소비자들한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필수 기능이다. 소셜 광고 시장은 광고주들한테 확산성만큼이나 가시성으로 인기를 끌었다. 인스타그램에선 광고 전달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광고주들은 스레드에서도 가능하길 기대한다.

메타의 인스타그램 헤드이면서 스레드를 이끌고 있는 아담 모세리는 자신의 스레드에 이렇게 썼다. “현재로선 인게이지먼트는 우리의 초점이 아니었습니다. 앞으론 새로운 기능들을 추가해 나갈 것입니다.”

해당 기능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처음엔 안 했다는 뜻이다. 실제로 스레드에 광고성 콘텐츠가 증가하면 역설적으로 스레드 사용자수는 더 줄어들 수 있다. 저커버그는 “10억 사용자가 확보되면 비즈니스 모델을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줄잡아 지금의 10배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스레드 유저들한텐 너무 긴 시간이다.

반면 트위터의 일론 머스크는 지난 7월 14일 트위터의 광고 수익 배분 프로그램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머스크는 트위터의 6월 광고 배분 금액 총액이 500만달러라고 밝혔다. 한화로 64억 원 정도다. 유튜브가 크리에이터들한테 광고를 배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스레드보다 앞서 상용화를 시작하겠다는 뜻이다.

스레드의 딜레마를 더 깊게 만드는 트위터의 포석이다. 사용자 충성도가 높지 않은 스레드한텐 DAU와 광고화는 트레이드 오프 관계이기 때문이다. 스레드는 화려하게 데뷔했다. 그렇지만 진짜 게임은 이제부터다. 무조건 스팔이다.

- 신기주 지식정보플랫폼 ‘카운트’(Count)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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