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인터뷰]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
日 업계, 첨단기술⋅고품질 정평
공급망⋅원자재⋅장비 협력 필요

日 정부,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
산⋅관⋅학 협업 생태계 조성 필요

디지털⋅자동화시설 도입 박차
환경규제⋅인건비 등이 걸림돌

박평재 이사장은 “한일 표면처리업계는 지난 40여년간의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신뢰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평재 이사장은 “한일 표면처리업계는 지난 40여년간의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신뢰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표면처리산업은 향후 고부가가치 산업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미래지향적 신기술 융합화 추세에 따른 초소형화, 복합기능화, 친환경화 등 변화에 대응해 신개념 표면처리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지난달 27일 중기중앙회에서 직접 만난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인터뷰에서 밝힌 첫 일성이다.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은 지난 40여년간 일본 표면처리업계와 교류와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달 2일 한일 표면처리업계의 제33차 한일정기회의가 일본 도쿄에서 일본전국도금조합연합회 주최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양국 표면처리업계에서 30명이상의 기업인들이 참석했다. 양국 업계는 각국 업계 현황과 단체의 주요 활동,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 시간을 가졌다.

박평재 표면처리조합 이사장은 1985년 업계에 뛰어들어 40여년간 업계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표면처리업계의 산증인이다. 다음은 박평재 이사장과의 일문일답.

 

- 한일 표면처리업계 간 교류협력 채널인 한일정기회의가 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렸습니다. 이 회의는 올해로 33회를 맞이해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양국 업계 간 교류의 성과는 무엇인가요?

한일 업계 간 교류와 협력은 1980년대에 시작돼 양국 업계의 혁신과 발전에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국내 업계는 당시 일본으로부터 기술을 도입했으나 현재는 대등한 수준의 협력 파트너로서 성장했습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도 양국 업계 간 공급망 최적화와 원자재, 장비 등의 소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러한 협력을 통해 양국의 공급망 탄력성이 향상되고 리드 타임이 단축되며 생산비용이 절감될 것입니다.

또한 업계 리더와의 비교를 통해 품질, 성능을 벤치마킹하고 공동 연구개발을 추진해 기술발전을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울러 규제 해소와 지속가능성 문제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양국 업계는 지속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상호신뢰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일본 표면처리업계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는 분야와 어려움이 있는 측면은 무엇인가요?

일본의 표면처리산업은 첨단 기술과 고품질로 유명합니다. 급변하는 산업 표준과 환경규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술과 공정, 재료 개선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업계는 폐수·유해 폐기물 처리 등과 관련한 엄격한 환경규제에 직면해 깨끗한 생산공정을 채택하고 친환경적인 기술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타 선진국처럼 일본도 제조부문의 노동력 노령화와 숙련인력 부족에 직면해 있습니다. 다만 일본은 한국, 중국 등 아시아의 제조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낮은 인건비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대신 제품 차별화, 품질보증, 고객 서비스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 도금장비는 광범위한 산업과 응용분야에서 사용됩니다. 일본 도금장비 제조업은 높은 기술력과 혁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업계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일본의 도금장비 제조업은 계속 혁신·발전하고 있습니다. 장식용 도금, 기능성 코팅, 신소재·기술을 위한 특수 표면처리 등 신규시장과 틈새 응용분야에 맞춰 제품을 다양화해 왔습니다.

일본 도금장비 제조업계는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자동화와 로봇공학, 디지털화 등을 통합해 생산성과 품질관리를 향상시켰습니다. 또한 환경규제 대응과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해 친환경 도금 기술 및 장비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 일본의 최첨단 표면처리 기술이 자국 제조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일본의 기술 발전비결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일본의 표면처리산업은 오랫동안 최첨단 기술 수준을 인정받아 왔습니다. 이는 일본 업계가 기술 전문성과 연구 우수성, 지속가능성에 집중하며 지속적으로 혁신의 한계를 뛰어넘고 있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기술 발전은 일본 제조업체가 글로벌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일본정부는 도금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정부의 대표적인 지원책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일본 정부의 지원정책은 전반적으로 도금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동시에 사회적·환경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산업계와 학계, 정부기관 간 협업 네트워크 구축을 돕고 있습니다.

또한 환경규제를 준수할 수 있도록 기술지원,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며, 수출 금융·보험 서비스 제공을 통해 수출진흥을 지원하고, 근로자에게 기술개발 및 훈련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 표면처리산업은 제조업 경쟁력의 근간을 형성하는 기반산업기술입니다. 국내 표면처리산업 현황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국내 표면처리산업은 자동차와 전자, 반도체, 우주항공 등을 주요 고객으로 하고 있습니다. 업계는 표면의 성능과 내구성을 향상시키고 환경에 대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전기도금, 무전해도금, 양극산화처리, 화학변환코팅 등 공정에 대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내외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혁신과 품질관리, 비용 효율성 확보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글로벌 신뢰도 제고를 위한 인증 획득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프로세스 효율성과 품질관리, 생산 유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디지털화 및 자동화 시설 도입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 국내 표면처리산업은 상당한 성장과 발전을 이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업이 안고 있는 과제들은 어떤 것들인가요?

국내 표면처리산업의 중요한 과제는 일관된 제품 품질을 유지하고 고객 사양을 충족하는 것입니다.

현재 업계는 엄격한 환경규정을 준수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규정 준수를 위해서는 오염제어장비 등에 대한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

또한 원자재, 에너지, 노동비용 상승이 수익성을 위축시키고 있으며 첨단 기술 및 연구개발 역량 측면에서 글로벌 선두업체와의 기술격차 해소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도 필요합니다.

이와 함께 숙련 기술자, 엔지니어, 연구원 부족에 따른 인력 개발의 필요성과 작업자의 안전과 복지를 보장해야 하는 문제도 시급한 현안이 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급변하는 글로벌시장은 자동차, 전자, 항공우주 등 주요 산업 전반의 표면처리 제품에 대한 수요에 영향을 미쳐 업계의 성장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원자재 및 화학물질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업계는 공급망 중단, 가격 변동 및 지정학적 위험에 취약한 상황입니다.

 

- 국내 표면처리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면?

국내 표면처리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표면처리산업의 클러스터와 컨소시엄, 네트워킹 포럼 등을 통해 표면처리 기업과 공급업체, 연구기관 간 협업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표면처리산업 전용 협동화단지를 늘리고, 기술센터를 설립하며, 스타트업과 벤처를 위한 인프라와 지원 서비스, 인센티브를 제공해 혁신과 기업가 정신, 협업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담 : 김희중 편집국장      
•정리 : 최종락 기자       
•사진 : 황정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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