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사진제공=중소기업청>

“中企가 창조경제의 주역 현장서 체감할 수 있을 것”
[중소기업뉴스=손혜정 기자] 2013년, 중소기업청의 무게감이 달라졌다. 중견기업 정책이 이관됐고, 중기청장이 국무회의에 배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중기청의 업무보고가 가장 먼저 진행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중소기업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창조경제 실현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1년 전 취임한 한정화 청장은 취임사에서 “중소기업을 창조경제시대 주역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22일 취임 1주년을 맞는 한 청장을 만났다.

한정화 청장은 대학에서 30여년간 중소기업 문제 등을 연구해 온 교수 출신 첫 중소기업청장이다. 한국벤처연구소장, 중소기업학회장,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등을 두루 거치는 등 중소기업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보여 왔다. 하지만 그가 중기청장으로 임명되자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다. 중소기업 현장에 대한 이해가 적지 않겠냐는 것.
한 청장은 지난 1년 동안 누구보다 바쁘게 중소기업 현장을 누비며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켰다.
“중소기업은 물론 청에 대한 위상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때에 청장으로 임명돼 그 책임이 엄중하게 느껴졌죠. 될 수 있으면 많이 기업인을 만나고 직접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청장은 중소기업인과 소통의 장을 늘렸다. 지난 1년 동안 간담회 등을 통해 113회 중소기업인들을 만났다. 주말을 포함해 3일에 한번 꼴로 현장 사람들을 만났단 이야기다. 이 가운데 ‘손톱 밑 가시’ 같은 기업인들의 애로를 직접 발굴해 해소한 것만 72건이다.
한 청장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보인 곳은 벤처와 창업 분야. 취임 초기부터 벤처 창업 활성화를 강조한 그는 우선 ‘벤처 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을 마련했다. 실패한 중소기업을 위한 ‘중소기업 재도전 종합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들로 지난해 신설법인 7만5574개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벤처투자 역시 1조3845억원으로 벤처 붐이 불던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최고였다.
“중소기업인들의 기를 살리고 우수한 잠재력을 가진 많은 젊은이들이 창업에 도전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나라가 살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를 위해 관련 정책을 추진하다보니 최근에는 대학 창업동아리도 전년 대비 50% 증가하는 등 대학가에서 창업이 활성화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 청장은 남은 임기동안에도 우수 인재들이 보다 많이 벤처 창업생태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학생뿐만 아니라 교수와 연구원 등 전문 기술 인력의 창업도 촉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계의 문제를 학문적인 시각에서 풀어낸 점도 이색적이다. 한 청장이 펼친 ‘창조적 균형자론’은 현재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과 해결 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한 청장이 정의한 창조적 균형자론은 개별주체들이 창조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일자리 창출과 중산층 회복을 도모하는 동시에, 경제민주화를 통해 사회 전반적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그동안 대기업 쪽으로 기울어졌던 시장의 중심축을 똑바로 잡아주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창조적인 노력을 통해 파이의 크기를 키워 사회 구성원 모두가 더 많은 양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창조적 균형자론입니다.”
불균형 해소는 하향평준화가 아니며, 각 기업들의 창조역량 강화에 기반한다. 무엇보다 중소기업 스스로의 자생력이 강조되고 있다.
한 청장은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 방안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일순위로 꼽았다.
“우리나라는 내수시장이 협소하고 대외의존도가 90%를 넘는 등 무역을 하지 않고는 먹고 살기 힘든 현실이죠. 특히 FTA가 확대되면서 글로벌화는 선택이 아닌 필수지만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수준은 아직 미흡해 관련 정책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한 청장은 ‘단계별 맞춤형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수출기업을 초보기업과 유망기업, 강소기업으로 나눠 그에 맞는 지원 프로젝트를 펼쳐나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히든 챔피언 후보군을 1000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 세계 2700여개 히든 챔피언 중 우리나라는 23개에 불과하죠. 이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한국형 글로벌 히든팸피언 육성전략’을 실시할 계획입니다.”
핵심은 현지 수출지원 인프라 확충과 온라인 수출 활성화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중 중국 시안에 중소기업 지원센터를 설치하고, 12월에는 베트남 등 신흥국에 수출 인큐베이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 청장은 “동남아시아는 중소기업이 진출하기에 용이한 시장으로 동남아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으로 시장을 다변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 청장은 남은 임기동안 창조경제의 효과를 중소기업계가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지난 한해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중소기업 정책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지난해 마련한 시책과 제도를 본격적으로 추진해 중소기업 현장에서 정책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벤처창업 활성화와 중소·중견기업 육성 등으로 중소기업이 높이 비약하는 해를 만들겠습니다.”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프로필
△1954년 광주 출생△서울 중앙고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과학기술정책연구평가센터 선임연구원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벤처연구소장 △한양대 창업보육센터 소장 △한국중소기업학회장 △한국벤처산업연구원장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장 겸 경영대학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