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연설 등서 中企지원 강조
딥테크 투자⋅해외진출길 확대
소상공인 저리융자에 4조 반영
외국인고용 비상대책도 주문해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상점에서 상인이 장부를 정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의 한 상점에서 상인이 장부를 정리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시정연설을 시청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무회의와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한 정책적 지원 의지를 드러냈다. 두 연설에서 언급된 내용의 중점은 ‘성장’ ‘고금리’ ‘외국인력’ ‘기술탈취’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에서 ‘2024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그간 부진했던 경제 지표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민생의 어려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며 “정부는 물가와 민생 안정을 모든 정책의 최우선에 두고 총력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성장 지원에 대해서도 짚었다. 중소기업과 관련해 “중소기업들이 자금 여력 부족으로 투자하기 어려운 기술 개발 분야와 인공지능, 머신러닝, 자율주행 등의 딥테크 분야에 대한 R&D 투자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역동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에 청년 사업가와 중소기업인들이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도 했다. 실제로 지난달 21일 중소기업계는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순방에 동행해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 및 중동시장 협력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선 9월에는 베트남중소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 진출 지원 △판로 개척 △정보 및 인적 교류 활성화 등을 협력하기로 하는 등 대외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정부 역시 세계 각국과 협력하며 진출을 지원하겠다고 한 만큼,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에 대해서는 “총 12만명의 소상공인들에게 저리 융자를 제공함과 아울러 고효율 냉난방기 구입 비용을 보조해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자영업자들이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을 두고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고 지적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 악화와 더불어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으로 급증한 자영업자의 대출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3일에도 ‘2023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 완화를 위해 저리융자 자금 4조원을 내년 예산에 반영하고 저금리 대출로 바꿔주는 특단의 지원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2024년 예산안에 반영된 소상공인 경영응원 3종 패키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상공인 경영응원 3종 패키지는 △고효율 냉난방설비 보급 확대 △저리 정책자금 대출 확대 △자영업자 고용보험료 지원 강화 등이다.

이밖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외국인력’ 문제를 꼬집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제45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한 식당의 사례를 언급한 바 있다.

인건비가 끝없이 치솟고 있는데,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을 내국인과 동등하게 지불해야 한다는 ILO 조항에서 탈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비상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외국인력 충원의지는 넘쳐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외국인력 고용 증가에 따른 인건비 상승도 불가피하다. 고용 필요성과 더불어 인건비 부담이라는 딜레마에 대한 정책적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8월 ‘스타트업 코리아 전략회의’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를 중범죄로 규정하고 단호한 대응을 약속드린 바 있다”며 “경각심을 높이고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보강하기 위해서라도 현재 3배 이내로 규정된 징벌적 손해배상을 5배까지 강화하는 상생협력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중소기업계는 “피해 사실 입증을 지원해줘야 실제 소송에서 승소와 함께 적절한 손해배상이 이뤄지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하게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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