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돈잔치에’에 성난 中企
16개 中企단체 고통분담 호소
中企 “높은 금리가 최대 애로”
“은행권 대책, 현실과 동떨어져”

“담보대출로 손쉬운 이자 장사”
예대금리차 가이드라인 주문
‘우량기업에 직접투자’도 제안

 

중소기업단체협의회가 지난 20일 ‘금융권 대출 고금리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중소기업단체협의회가 지난 20일 ‘금융권 대출 고금리 어려움’을 호소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동우 기자

중소기업계가 고금리로 힘들어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금융권이 대출금리 인하 등으로 고통 분담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은행들이 담보대출로 손쉬운 이자 장사만 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은행이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중소기업 10곳 중 8곳 이상은 높은 대출금리가 경영상 최대 애로라는 조사결과도 발표됐다.

 

금융권, 공적자금으로 위기 극복 전례고통 분담을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16개 중소기업 단체로 구성된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지난 20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중소·소상공인은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에 따른 경영상의 고통을 받고 있다며 금융권의 고통 분담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장, 조인호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김분희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 대표 9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지속적인 금리 인상으로 중소·소상공인은 높아진 대출이자 부담 등 경영상 고통을 받고 있지만, 오히려 금융권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작년에만 14000억에 달하는 성과급이 지급되는 등 은행-기업 간의 온도차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중소기업단체협의회는 중소기업·소상공인 고금리 대책 마련 촉구성명서를 통해 이를 규탄하면서, 금융권의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 인하 금리부담 완화 제도 실효성 제고 상생 금융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중소기업 대출은 2019년 말 716조원에서 2022년 말 953조원으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은 2019년 말 685조원에서 20223분기 말 1014조원까지 늘었다.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자 비용까지 급증해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협의회는 그런데 금융권은 사상 최대 이익 달성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지난해 5대 은행이 지급한 성과급 총액은 전년 대비 35%나 증가한 13823억원으로 고물가와 고금리로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행태라고 꼬집었다. 이어 금융권이 중소기업·소상공인 대출 금리를 즉시 인하해야 하며, 금융당국은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의견을 수렴해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하고 금융권이 성실히 이행하도록 감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성과급 잔치 얘기 들으면 심란

또 금리부담 완화 제도의 실효성 제고와 상생 금융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은행의 1조원이 넘는 성과급 지급에 거래 당사자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다른 세상 얘기처럼 느껴져 허탈한 심정이라며 은행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10조원 규모의 대책 역시 실제 재원은 7800억원 수준으로 지금 가장 절실한 금리인하와는 동떨어진 대책이라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IMF 외환위기 때 은행들이 대규모 공적자금으로 위기를 극복한 만큼 지금처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 힘들 때 금융권이 먼저 대출금리를 적극적으로 인하하는 등 상생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 투자를 허용해 은행도 살고 기업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상업은행이 투자은행을 겸업할 수 없어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 없고 담보대출로 손쉬운 이자 장사만 하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도 지난 5년간 인건비가 너무 상승해 중소기업들도 투자를 안 하는 상황인데 (은행 성과급)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마음이 아프고 기업을 경영할 마음이 안 난다고 토로했다.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은 코로나 시기의 매출 하락이 신용등급에 반영돼 신용등급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코로나로 인한 일시적인 신용 하락은 신용평가에서 제외하거나 유예만 해도 금리 인상을 자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협의회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15~17일 중소기업·소상공인 300개 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고금리 관련 중소기업 금융애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높은 대출금리별다른 대응 방안 없어

조사 결과 금융기관 대출 시 겪었던 애로 사항(복수 응답)에 대해 높은 대출금리라는 응답이 85.7%로 압도적인 1위였고 이어 과도한 서류제출 요구’(20.7%), ‘대출한도 부족’(12.7%), ‘대출금 일부 상환 요구’(7.0%) 등의 순이었다.

현재 평균 대출금리는 5.65%로 지난해 1(2.93%) 대비 2.72%포인트 올라 상승 폭이 기준금리 인상 폭 2.25%포인트(1.25%3.50%)보다 컸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승에 대한 대응 방안에 대해 별다른 대응 방안이 없다

는 응답이 59.0%였고, ‘일부 대응하고 있으나 불충분하다는 응답도 31.3%였다.

은행의 이자수익 기반 사상 최대 영업이익 성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이라는 응답이 79.3%에 달했다. 부정적인 이유로는 과도한 예대마진 수익을 꼽은 응답자가 62.2%를 차지했고 이어 과도한 퇴직금 및 성과금 지급’(22.7%)이 꼽혔다.

고금리 부담 완화 및 금융권 상생 금융 문화 정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대책(복수 응답)으로는 은행의 기준금리 이상 대출금리 인상 자제’(73.7%)가 가장 많이 꼽혔다. 그다음으로 이차보전 지원사업 등 금리부담 완화 정책 확대’(45.7%), ‘저금리 대환대출, 금리인하 요구권 등 실효성 제고’(35.7%) 등이 뒤를 이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기자와의 질의응답에서 우리나라 은행도 미국이나 유럽 등 주요국처럼 기업 직접 투자를 허용해 은행이 우량기업을 발굴, 투자하도록 하고 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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