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유시인이 노래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시어터에서 열린 구글의 연례개발자회의 ‘구글 I/O(Input/Output)’는 검색 최강자 구글이 검색엔진과 각종 애플리케이션에 생성AI를 본격 서비스하기 시작한 첫날이었다.사실 구글은 지난 2월 8일 프랑스 파리에서 생성AI 챗봇인 바드를 공개했었다. 바드는 음유시인이라는 의미다. 정작 바드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트위터를 통해 공개된 데모에선 바드가 황당한 대답을 하는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고 말았다. 구글 주가는 하루만에 8%
변화와 혁신의 시대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기업이 스스로 혁신하고 살아남으려면 양질의 인적자원 확보가 중요하다. 특히 산업전환 흐름에 동참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는 중소기업에게는 신산업·신기술에 익숙한 젊은 피가 필요하다.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젊은 세대가 즐겨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각종 중소기업 근무 ‘괴담’이 올라오고, 수백 개의 부정적 댓글들이 달린다. 온라인 공론장에서 중소기업은 대체로 ‘열악한 노동환경에 열정페이로 업무를 시키는’ ‘하루빨리 탈출해야 하는’ 모습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MZ세대는
돌이켜보면, 우리 경제에 언제 순탄한 세월이 있었던가 싶기는 하지만, 그래도 지난 2020년부터 최근까지의 세월은 우리 한국경제에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의 세월이었다.지난 2008년부터 시작된 미국발 세계경제 위기의 여파를 어느 정도 벗어나는가 하는 기대감이 커질 무렵, 세계경제는 팬데믹에 의한 전대미문의 물리적인 글로벌 공급망 단절이라는 충격에 가라앉는 분위기였다.최근 들어 팬데믹의 영향이 잦아들면서, 우리가 경험하는 새로운 충격은, 미중간 기술패권 경쟁과 같은 지정학적인 갈등이 초래하는 더욱 복잡하고 구조적인 글로벌 공급망 단절
4년 전 지금의 집으로 이사할 때의 일이다. 이삿짐을 챙기면서 끝도 없이 나오는 자질구레한 물건들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가구며 주방용품, 옷가지들과 존재조차 잊고 있던 온갖 잡동사니들. 좁은 집으로 이사하는 터라 미련 없이 탈탈 털어 버렸다. 가져갈 물건보다 버린 것들이 더 많을 정도로.그렇게 꼭 필요한 것만 챙겨 왔다고 여겼다. 그런데도 이사 온 집은 챙겨 온 짐을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 작았다. 그러니 또 버릴 수밖에. 다시버린 짐들이 한 트럭은 됨직했다. 그랬다. 정리하기 전에는 필요가 있느니 없느니 하면서 온갖
애플이 결제 시스템인 애플 페이를 시작으로 애플 카드에 이어 할부 서비스 ‘애플페이 레이터(Apple Pay Later)’, 고금리를 제공하는 예금 상품까지 내놓으면서 사실상 은행이 됐다. 애플이 금융 서비스 분야에서 판을 흔드는 일종의 ‘메기 효과’를 낼지, 미국 금융 업계 안팎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지난달 17일(현지시각)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손잡고 연 4.15%의 고금리를 제공하는 애플 저축계좌 상품을 출시했다. 연이율 4.15%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집계한 미 전역 은행 금리 평균치인 0.37%의 10배가 넘는
유럽과 북미에서 K-패션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이 한국 중소 패션 브랜드 수출에 발 벗고 나섰다. 기존에는 백화점이 브랜드 재고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판로를 지원했다면, 이번에는 중소 패션 브랜드의 글로벌 연결 다리 역할을 맡는 것이다. 국내 백화점이 신진·중소 패션기업의 수출 전용 플랫폼을 조성하는 것은 처음이다.이달 중 신세계백화점은 코트라(KOTRA)와 손잡고 온라인 B2B(기업 간 거래) 수출 중개 플랫폼 ‘케이패션82 (Kfashion82)’을 오픈한다.국내 브랜드 수출 첨병 역할을 맡아 중소 패션 브랜드와
중소 뷰티 브랜드의 숙원 과제 중 하나는 바로 해외 판로 구축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판매하는 것이 좋을지 늘 고민스럽다. 특히 중국 시장 공략도 가장 중요한 지점이다. 이른 바 ‘따이공’이라 불리는 중국 보따리상을 공략하는 게 과거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아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면세점 매출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1일 통계청 ‘2023년 1분기 해외 직접 판매 및 구매’ 자료에 따르면, 1분기 해외 직접 판매는 2871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 5676억원보다 2805억원(49.5%) 감소했다. 해외 직
“이솝마저.” 지난달 4일 로레알이 이솝을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 K-뷰티 업계에서 흘러나온 탄성이었다. 이솝은 뷰티 업계의 롤스로이스다. 프리미엄을 넘어 럭셔리라는 의미다. 뷰티 제품의 효능 뿐만 아니라 미니멀한 브랜딩으로 세련된 라이프스타일을 상징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적잖은 K-뷰티 제품들도 이솝을 벤치마킹해온 게 사실이다. 레스토랑에서도 이솝의 뷰티 제품은 하나의 마케팅 수단이 된지 오래다. 레스토랑 화장실에 놓인 이솝 화장품이 공간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느끼는 소비자들이 적잖기 때문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라면 누구
최근 노동시장에서 구직자의 대기업 쏠림현상이 심각하다. 고용노동부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업의 구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충원된 인원의 비율은 300인 미만 중소기업이 16.8%로 300인 이상 대기업(6.8%)의 2.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러한 대기업 쏠림 현상의 원인은 나날이 심화되고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근로조건 격차에서 찾을 수 있다. 2021년 중소기업의 월 평균 임금은 351만원으로 대기업(569만원)의 61.7% 수준에 불과하고, 지난해 상반기 대기업 임금 인상률은 중소기업의 2배 가량인 것으로 조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얼마나 많이 일하고 있을까? 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근로시간은 2021년 기준 1910시간으로 OECD 국가 중 네 번째로 많다. 다른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장시간 노동 국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근로시간이 226시간 감소해 OECD 평균과의 차이는 364시간에서 194시간으로 줄었다. 주업과 부업을 포함해서 주52시간을 초과한 근로자 비중은 15.1%(2017년)에서 6.2%(2022년)로 감소했다.근로시간 단축은 사회환경 변화와 더불어 2018년 7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한 주52시간제의
내가 남에게 선(善)을 행할수록 사회는 부드러워진다. 가족 구성원이 운영하는 가업이 ‘세상으로부터 빚지고 있다’는 윤리적 부채감을 가지고 조금이나마 더 나눔을 확산하려는 실천은 성숙한 사회를 만든다. 자신이 혜택을 받는 이상으로 사회에 책임이나 의무를 다하면 따뜻한 사회로 환원돼 그 온기가 점점 확산될 것이다.올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0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기업호감도를 조사했다. 기업호감지수는 55.9점으로 10년 전 48.6점보다 향상됐다. 세부 항목을 보면 사회공헌 활동이 40.9점에서 53.7점으로 12.8점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영국이 정식 가입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CPTPP 11개 회원국들은 영국의 가입을 허용했다. 지난 3월 31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CPTPP 장관급 회의에서 영국의 가입이 공식 인정됐다.CPTPP는 아·태 지역 11개국이 결성한 초대형 다자간 FTA다. 미국이 주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미국이 탈퇴하자 일본과 호주·멕시코 등 나머지 국가가 2018년 12월 출범시켰다. CPTPP는 인구 규모로는 전 세계 인구의 6.
최근 IT보안·인증 중소기업 라온시큐어 상반기 신입 공개 채용에 200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다.최종 경쟁률은 무려 102대1이었다. MZ세대 지원도 상당수 이뤄졌다. 라온시큐어는 이번 공개 채용으로 영업, 기술, 개발, 기획, 사무 등 총 21개 직무에서 50명을 선발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지원자들의 관심을 끈 건 다양한 복지정책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출근제인데, 라온시큐어 직원들은 오전 8시부터 11시 사이 원하는 시간에 자유롭게 출근할 수 있다.중소기업들이 가장 채용하기 힘들어하는 직무와 경력 연차는 공통적으로 영업직·신입
“한국은 (기가팩토리) 최우선 투자 후보지” -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지난해 11월 일론 머스크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화상 면담에서 밝힌 말이다. 이 한마디에 전국 지자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최근 이뤄진 국빈 방미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머스크를 만나 “한국은 최고 수준의 제조 로봇과 고급인력들을 보유하고 있다”며 “테슬라가 기가팩토리를 운영하는 데 최고의 효율성을 거둘 수 있는 국가”라고 어필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이와 별개로, 국내 중소 부품업체들은 테슬라 행보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공격적인 ‘박리다매’, 신차
서프라이즈였다. 지난 4월 24일 월요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첫 일정은 원래는 재미한인교포 간담회였다. 동행한 취재진도 그렇게 알고들 있었다. 그런데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기다린 건 뜻밖에도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CEO였다.블레어하우스 접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마주 앉은 테드 서랜도스 CEO는 말했다. “K-콘텐츠에 25억 달러를 투자하겠습니다. 앞으로 4년간 한국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리얼리티쇼의 창작을 돕겠습니다.” 25억달러면 한화로 3조3375억 원에 달한다. 매년 8000억원
해외에선 대기업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시장조사를 하면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벤처·스타트업과 협업해 서로 윈-윈 하는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숙박 공유 문화를 확산시킨 에어비엔비의 경우에도 구글의 기업형 벤처투자회사인 구글벤처스가 초기에 투자한 업체로 유니콘을 넘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구글 입장에서도 구글 기술을 보다 발전시키는 동시에 투자 이익도 달성할 수 있었다.그렇다면 국내로 눈을 돌려보면 어떨까? 지난달 18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아이디어 탈취 피해를 증언하며 관련 법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
흔히들 ‘미국은 소송의 나라’라고 사람들은 이야기한다. “법률가들이 고객으로부터 취할 수 있는 금액에는 상한선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변호사들은 사자(lion)의 몫을 챙기고 희생자들은 빈손으로 끝난다.” 2000년대 초에 미 연방 하원을 이끌었던 데니스 해스터트 의장이 한 말이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말이다. 오죽했으면 입법을 책임지고 있던 수장이 이런 말을 했을까 다시 한 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소송은 최후의 수단이다. 소송 결정은 개인이나 기업 스스로가 내릴 수 있지만, 제소자가 있는 곳엔 반드시 자기 의지
CJ올리브영이 중소기업의 전용 판로이자 플랫폼으로 자리한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지난 3년간 국내 뷰티·생활업계가 어려웠던 가운데서도 해당 기간 올리브영이 발굴한 중소기업 브랜드 수가 300개를 넘어선 이유에서다.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리브영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개년간 연평균 100여개의 중소기업 브랜드를 신규 발굴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지난 2019년에 발굴한 브랜드 수보다 50% 이상 늘어난 수치다.코로나 초기인 2020년에는 건강과 면역력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반영해 건강, 위생용품, 건강식품 등 카
국내 시중은행 17곳이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국내외 금융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등 어려운 경제 여권 속에서도 관계형 금융 규모를 확대하며 국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에 등불로 자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관계형 금융 대출 잔액은 14조4000억원이다. 전년 말 12조4000억원 대비 15.7% 증가한 규모다.관계형 금융은 코로나19로 어려웠던 가운데서도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지난 2020년 말 잔액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이전인 2019년 대비 14.4% 증가했으며 2021
3대 차이. 보잉이 5년 만에 분기 실적에서 에어버스를 앞섰다.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보잉은 130대의 항공기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에어버스의 인도량은 127대다. 항공기 제조업체의 순위 기준은 분기별 여객기 인도량이다.얼마나 많은 항공기를, 여객 운행하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같은 항공사한테 인도했느냐가 관건이다. 보잉이 인도량에서 에어버스를 앞선 건 2018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3대 차이지만 보잉 입장에선 단순한 3대 차이가 아니었다. 보잉은 수년 동안 제대로 비상하지 못한 채 저공비행만 해왔기 때문이다. 보잉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