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은 생태투어의 보고다. 우포늪이라는 커다란 태고적 보물이 6월이면 창녕을 짙푸르게 채색한다. 늪에 들어서면 때 묻지 않은 원시의 자연이 전해주는 감동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우포늪은 담수 면적이 2.3㎢에 이르는 천연 늪으로 그 넓이가 서울 여의도만하다. 국내 최대 규모로 15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천국이다. 늪은 자연생태계 보존지역으로 지
‘북촌’은 귀에 익숙하나 ‘서촌’은 낯설다. 조선시대의 궁, 경복궁 서쪽, 영추문 부근에 위치한 마을을 서촌이라 불렀다. 세종대왕이 태어났고 영조의 잠저가 있었다. 그리고 역관이나 의관 등 전문직인 중인들이 모여 살았다. 근대기에는 문인들과 화가들이 예술혼을 불태웠던 곳이다. 조선시대 겸재 정선과 추사 김정희, 근대에는 화가 이중섭과 이상범, 박노수, 시인
고창은 가족 봄나들이의 ‘삼박자’를 갖춘 고장이다. 푸른 자연과 흥미로운 역사와 걷기 좋은 길이 함께 어우러진다. 고창은 연두빛 5월로 넘어서는 길목이 예쁘다. 학원농장의 보리밭은 이삭이 패고, 선운사의 동백은 ‘후두둑’ 몸을 던지며 고창읍성은 철쭉으로 단장된다. 5월, 무장면 학원농장에 들어서면 청보리의 풋풋한 내음이 봄바람에 실려 다닌다. 아득하게 뻗은
송파구 석촌호수 주변에 피어난 벚꽃이 꽃잎을 뚝뚝 떨어트리고 있다. 봄은 이제 이렇게 물러 나려나 보다. 서울놀이마당이 있는 호수 길을 에둘러 돌아보고 올림픽공원 안에 있는 ‘몽촌토성’을 찾는다. 3 ~ 5세기 말경에 축조된 토성은 백제 때로 추정한다. 토성 이외에도 고분들이 이 주변에서 많이 발굴되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제는 충남 공주와 부
전남 담양군 용면에서 발원해 광주, 나주, 영암을 지나 목포의 서해바다로 빠져나가기까지 350리를 굽이치며 흐르는 영산강. 작은 지류들을 만나며 굴곡을 더욱 크게 하고 강의 품을 넓게 열어 살찌운 땅이 바로 나주다.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따서 전라도라는 명칭이 만들어졌을만큼 나주는 불과 한세기 전까지만 해도 전라도 땅의 중심지였다. 영산강변의 영산포는 남
봄이 왔다. 너무 더디게 찾아왔다. 겨울 옷을 채 벗지 못하게 기승을 부리던 꽃샘추위가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더니 차라리 덥기까지 하다. 눈에 띄게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생강나무, 산수유, 진달래, 개나리, 벚꽃까지 때 없이 피어나고 있다. 밭둑, 논둑에서는 나물 뜯는 아낙들의 손놀림도 바쁘다. 이천 백사면과 양평 개군면의 산수유 꽃은 지금 얼마만큼이나 피
경전선은 경상도와 전라도를 이어주는 철도인데, 일제시대에 건설되어 오래된 철도라 그 길이 구불거리고 느릿느릿하다. 그러나 오히려 그 점 때문에 경전선 완행열차를 찾게 된다. 완행열차만의 낭만을 느끼려 광주송정역에서 출발하여 녹차와 보리의 초록 봄을 선사해줄 보성으로 여정에 오른다. 순천행 열차를 떨리는 가슴으로 기다리고 있자니 봄 햇살을 가득 실은 네 칸짜
이 봄, 참으로 더디게 찾아온다. 언제나 봄이 오려나. 현실에서나, 내 맘속에서나. 남녘의 봄은 따뜻할까? 아마도 그곳엔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때 이르게 피어난 봄꽃 향연이 펼쳐지고 있을 것이다. 따사로운 햇살과 향긋한 봄 향기가 내 코 끝을 스치면 지칠대로 지친 나의 심신도 한결 가벼워지리라. 섬 여행을 떠나자. 맑디 맑은 섬바다 향취에 담뿍 취해 한껏
경상북도 영천시는 ‘별의 도시’라 불린다. 밤하늘의 별이 유난히 가깝게 보이는 보현산 정상부에 대한민국 최대의 반사망원경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름 1.8m의 이 망원경은 1만원권 지폐에 그려질 만큼 한국천문과학을 상징하는 도구이다. 그래서인지 영천은 스스로를 ‘별의 수도’라 칭한다. 그렇다하여 영천에 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별’ 이외에도 다양한
급격하게 대기 온도가 높아가고 있다. 금방이라도 파릇한 새순이 솟아날 것 같다. 웬지 몸이 근질근질하다. 무엇인가 동적인 행위를 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이 따사로운 해빙기 햇살이 차라리 얄미울 지경이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돌파구는 무엇일까? 가볍게 움직여 주어야 한다. 주섬주섬 봇짐 챙겨 동구릉을 찾는다. 큰 목적은 없다. 단지 잊어버린, 빚바랜 사진
허름한 담벼락에 사시사철 예쁜 꽃들이 피어있는 동네, 수암골. 겨울잠에 빠져있는 카메라를 깨워 집을 나서보자. 누군가 대문 앞 양지바른 곳에 앉아 얼굴 가득 햇살을 받고 있는지, 코흘리개 꼬맹이들이 곁에서 딱지치기라도 하고 있는지, 거칠지만 따스한 골목길을 걸으며 봄날의 정겨움을 렌즈에 담아보자. 경부 고속도로 청주 I.C.를 빠져 나와 청주 시내를 향해
우리나라 6대 하천의 하나인 금강은 남한에서는 한강, 낙동강 다음으로 큰 강이다. 유역면적 9,810km, 유로연장 397.25km다. 전북 장수군 장수읍 신무산(897m) 8부 능선에 있는 뜬봉샘(飛鳳泉)이 발원지다. 그 물줄기는 흘러 흘러 무주의 구천동, 충북 영동 양산 8경의 비경을 만들어낸다. 청원 지나 하류지점 공주시를 에돌다가 부여에서는 백마강으
정동진, 정남진, 대한민국 4극 이런 단어들이 익숙해질 무렵 궁금한 질문이 생겼다. 우리나라 정중앙은 어디일까? 우리나라의 4극 지점을 기준으로 중앙 경도와 중앙 위도의 교차점이 우리나라 국토의 정중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궁리 끝에 찾아낸 곳, 바로 강원도 양구군 남면 도촌리가 한반도의 정중앙 배꼽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국토정중앙천문대는 우리나라 중
아무리 애를 써봐도 겨울엔 몸이 무겁다. 추위를 견디기 위한 지방질 축적도 원인이겠지만 그것보다는 머리가 개운치 않다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머리가 맑아질까? 움직여야 한다. 핑계거리를 만들어야 한다. 맑은 머리를 위한 겨울 여행지로는 서산시가 제격이다. 겨울을 대표할 수 있는 철새떼, 굴, 새조개 등이 어우러진 곳이기 때문이다. 서산의 유명 여행지인 간월
김해를 찾아가는 길은 먼저 가야국의 역사를 더듬어보는 것이 순서이다. 가야는 삼국시대에 낙동강의 서쪽을 중심으로 해서 연맹왕국으로 발전해나갔다. 명칭은 매우 다양했다. 가야, 가라, 가량, 가락, 임나 등으로 불렸다. 삼국유사를 보면 가야의 영역은 지금의 낙동강 하류, 남해안, 지리산, 가야산 일대로 낙동강 서쪽의 영남 지방이 중심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
떠들썩한 명절이 지나면 공허해진 맘에 훌쩍 어딘가로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익숙한 장소, 익숙한 사람들에게서 잠시 비껴 나고도 싶다. 이럴땐 낯선 도시를 마치 외국 여행하듯이 돌아다녀보는 것이 좋다. 큰 건물, 복잡한 거리 등 엇비슷해 보이는 도심거리지만 느낌은 완연히 달라질 것이다. 그곳에는 또 다른 문화가 야경의 불빛처럼 흐느적거리며 유영한다. 정체되
무등산은 도심 10km 이내에, 인구 100만 이상을 끼고 있는 1,000m 이상의 세계 유일의 산이다. 한겨울에 찾으면 눈과 얼음으로 범벅이 된 서석대와 입석대는 반짝이는 수정으로 변해 호남 겨울풍경의 정수로 손꼽힌다. 가히 ‘빛고을 광주’라는 지명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겨울 무등산을 고즈넉한 옛길을 이용하여 만나는 것도 운치 있을 것 같다. 광
2011년 새해가 열렸다. 뭔가 신나는 겨울을 느끼고 싶다. 묵직한 일상을 벗어나 단 몇 일이라도 재밌게 놀고 싶다. 그렇다면 평창군 횡계로 가야 할 것이다. 용평스키장에는 스키어들이, 의야지 체험마을에는 가족동반 여행객들이, 선자령엔 눈꽃 트레킹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찾아든다. 나이, 취향 등에 맞춰 골라 즐기면 될 일. 무엇보다 겨울철, 눈 많은 횡계지역
사시사철 다른 맛인 제주 한라산은 1월 이맘땐 ‘설국’ 세상이다. 평원에 하얀 눈이 가득하니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찾아보기 제격이다. 1700m 고지에 있는 이 평원은 말 그대로 눈 세상이다. 제주 말로 ‘선’은 서있다, ‘작지’는 돌, ‘왓’은 밭을 의미하니 선작지왓 평원은 ‘작은 돌들이 서 있는 밭, 들판’인 셈이다. 하지만 겨울철이 되면 돌은 온데간데
겨울의 꽃은 당연히 눈꽃이다. 어딘가로 설화를 보러가고 싶지만 엄두가 나지 않은 사람들. 그들에게 권할 수 있는 설경 여행지가 바로 여주다. 서울을 기점으로 1시간이 조금 넘게 걸리는 거리. 그곳에 피어난 겨울 설화는 다른 어떤 유명지보다 빼어나다. 영녕릉을 잇는 길에 피어난 설경과 천년고찰 신륵사의 겨울 풍치는 이 지리한 겨울에 한아름 청신을 안겨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