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현대미술의 흐름과 세계미술의 시대적 경향을 동시에 수용하는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4개관(서울·과천·덕수궁·청주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덕수궁관은 우리나라 근대 미술 형성과 전개 과정을 체계적으로 조명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올해는 ‘백년의 신화:한국 근대 미술 거장 전’ 시리즈로, 탄생 100주년을 맞은 작고 작가 세명의 전
참다운 대통령상에 대해 생각해보곤 하는 요즘이다. 그래서 선택한 개봉작이 리자 존슨 감독의 실화 바탕 블랙 코미디 (2006)이다.은 두명의 킹(K ing), 그러니까 당대 연예계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와 37대 미국 대통령 리처드 닉슨의 비공식, 비밀 만남에 기초했다.두 사람이 1970년 12월
되돌아보면 어느 시대에서나 영웅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만큼 절실했던 적이 있을까? 영웅이라는 단어가 거창하다면 지도자, 스승, 멘토 등으로 바꿔 생각해도 좋겠다. 문화역서울284(옛 서울역사)에서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전시, 연극과 무용 공연, 영화 상영, 워크숍이 함께 하는 ‘페스티벌 284: 영웅본색 英雄本色’은 현 세태를 예측한 게
가을 영화 개봉작이 기대되는 이유는, 폭력이나 스케일을 앞세우는 영화보다는 가슴을 파고드는 작은 드라마, 멜로 영화가 많아져서다. 특히 올해는 풍경이 제3의 주인공이라 할 영화들이 많아, 여행을 부추기는 이 계절에 안성맞춤이라 하겠다.먼저 동심을 전하는 중국과 태국 영화다. 펑천 감독의 데뷔작 (사진)은 윈난성 누강 협곡에서 찍었다.
‘2016 부산비엔날레’는 부산시립미술관과 F1963(사진)에서 나뉘어 열리고 있다. 흰 사각벽의 부산시립미술관 전시 작품이 얌전한 현대 미술 작품들이라면, F1963에 설치된 작품들은 보다 실험적이고 대담해 보였다.이 같은 차이, 편견, 호오는 F1963이 고려제강 수영공장을 개조한, 거대하고 현대적인 전시 공간이어서다. 전시 공간이 압도적이어서 작품마저
하루 두편 꼴로 영화 보는 이의 가장 큰 고민은 웬만해선 감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보기라는 가장 농축된 감정 작업을 하면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다니, 이보다 잔혹한 일은 없지 싶다. 그 원인은 물리적 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 영화들의 군살, 과잉에 있지 않나 싶다.은 요즘 영화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다. 이 시대가 가장 필요
최근의 전시전은 전시 작품 못지 않게 전시 방식이 눈길을 사로잡고는 한다. 엄청나게 큰 공간에 기죽지 않는 커다란 작품과 마주쳤을 때의 압도당하는 느낌도 싫지 않다. 그래서인지 점점 더 대형 전시의 꾸밈 방식, 큰 작품 전시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그런 점에서 ‘섬세하고 작은 수작업’이라는 인상이 짙은 공예는 좀 불리한 장르가 아닐까 싶었는데, 국립현대미
최근 다큐멘터리의 극장 상영이 부쩍 늘고 있다. 사실 그대로를 담아낸다거나 진실 탐구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큐멘터리도 소재 선택이나 편집 등으로 극적 장치를 안배할 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기본 정신은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 않다.오랜 시간 대상과 함께 하며 탐구 정신과 객관적 시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는 기본을 잘 지킨 다큐멘터리
생전엔 몰이해와 가난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일찍 세상을 등졌건만, 사후엔 천문학적 단위로 그림이 거래되며 신화 운운한다. 서양화가 이중섭(1916~1956)은 궁핍한 삶의 여정 때문에 ‘한국의 고흐’로 불러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일본 여성과 결혼했지만 가난 때문에 아내와 두아들을 일본에 보내고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을 양담배 속지인 은지(은종이)와
2016년 여름 극장가에 화제성 넘치는 한국영화가 풍성하다. 특히 와 는 바람직한 여성 캐릭터가 부족한 한국 영화계에서 칭찬받을 만한 영화들이다.두 영화는 실존 인물, 실화 모티브 영화다. 이 점을 빼면 시대, 인물, 장르가 다른 만큼 두 영화의 캐릭터 구축과 연출 방식도 극과 극으로 다르다.허진호 감독의 는 조선의 마지막
여름방학을 맞아 규모와 유명세를 앞세운 전시가 많이 열리고 있어, 비싼 입장료 걱정을 하게 만든다. 이 중 (9월25일까지·한가람미술관)은 꽤 실속 있는 전시라 하겠다. 현대 미술사에 이름을 뚜렷이 남긴 거장 3인의 작품을 한 전시장에서 일괄할 수 있기 때문이다.하늘을 나는 남녀와 동물과 꽃들을 화려한 파
다름을 인정치 않겠다는 보수적 분위기가 전 세계를 휩쓰는 요즘, 개인의 행복 추구를 넘어 다수에게 공정한 혜택을 주기위해 용감하게 나선 여성을 만나게 됐다.뉴저지주에서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2015)의 두 주인공이다. 레즈비언이라는 소수자의 행복 추구권과 평등한 기회, 연금 혜택을 위해 싸운 여성 커플의 이름은 로렐 헤스터(1
최근 한국 미술계에 악재가 적지 않다. 가수 조영남의 그림 대작 사건, 화가 이우환 그림 위작 사건, 그리고 화가 천경자의 와 관련된 차녀의 소송 사건 등. 이러한 우환 중에도 천경자 작가의 1주기를 맞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천경자 1주기 추모전 : 바람은 불어도 좋다 어차피 부는 바람이다’전(8월7일까지)이 열리고 있어, 그림을 아끼는 이들의 발
“내가 아는 모든 것은 영화에서 배웠다”고, 자주 고백하게 된다. 시대극을 볼 때면 역사적 배경을, 전기 영화를 볼 때면 주인공의 일생을 찾아 배우게 되니 말이다. 최근에 본 한편의 전기영화를 통해서도 시대와 인물에 대해 공부할 수 있었다.로버트 뷔드로(Robert Budreau)가 각본과 연출을 맡은 (Born to Be Blue)는 나른
해외 유명 디자이너의 국내 전시가 의외로 자주 열리고 있다. 그만큼 한국 패션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뜻일 것이다.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1 장 폴 고티에’ 전(6월30일까지, 화~일 10:00~19:00, DDP 배움터 디자인전시관, 1만5000원)을 가보면 평일에도 관객이 어찌나 많은지 대학마다 의상디자인학과가 있는 반면, 세계적인 한국 브랜드
명문대학을 나온 30대 후반 직장 여성 린전신은 밤샘 근무를 마다않지만, 야근 수당도 성과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후배들로부터 “저 선배는 노예야. 난 저렇게 되지 말아야지”라는 수군거림을 듣게 된 린전신은 자신이 원했던 삶이 무엇이었나, 꿈 많았던 여고시절을 회고하게 된다.공부도 외모도 평균 이하라고 스스로 내레이션하는 린전신(송운화). 하필 옆집
풍경이나 인물 사진, 보도 사진을 사진의 전부로 아는 이들에게 (2016년5월29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과 일우스페이스)전은 무척 어려운, 머리를 싸매야할 전시가 될 것 같다.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기획된 전시라 해서 한국과 프랑스의 행복한 가정, 가족사진들을 볼 수 있겠거니 하고 가볍게 생각했는데 롤랑 바르트 탄
에 대한 기초 정보들(감독, 배우, 시대 배경, 줄거리 등)을 들었을 때의 기대는 무척 컸다.감독 박흥식은 소심하고 소박한 노총각 노처녀가 서로를 향해 서툴게 걸어가는 멜로드라마 (2000)로 데뷔해, 딸이 그악스런 엄마와 무기력한 아버지의 스무살 연애 시절로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드라마 (2004), 영상
하루 세번 이상 사용하는 숟가락과 젓가락만으로 미술관 전시가 가능할까?그릇 가게나 공예품 가게라면 모를까 시립미술관에 숟가락과 젓가락 전시라니, 세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의문. 숟가락과 젓가락을 모아놓은 전시를 보며 무얼 생각하라는 거지? 숟가락과 젓가락의 역사, 조형미, 만드는 방법? 이런 상식적인 질문에 철학, 미학적인 답까지 전하는 전시가
천재도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면서 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한다. 이 말이 진실이라면 영화 의 여주인공은 뛰어난 오페라 가수가 됐어야했다. 그러나 좋아서 매달린 평생 취미나 일이 나의 적성과 능력에 맞는 것이 아니었다면? 사랑하는 이를 기쁘게 해주겠다는 신념으로 매달렸던 그 일로 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