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업에 종사하는 조경우(49) 씨는 최근 망신살이 뻗쳤다. 회식 자리에서 30대 직원들의 대화에 끼어들어 딴소리를 했던 것. ‘해시태그 운동’을 요즘 새롭게 뜨는 스포츠로 생각해 “그 운동은 도대체 어디에 좋은 거야? 상체야, 하체야? 요즘 들어 영 하체가 부실해져서 말이지. 같이 좀 하자고!”라고 했다. 순간 분위기는 시베리아 얼음판이 됐다. “왜?
누구라도 한번쯤은 어떤 사람 때문에 미칠 지경이 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주위의 ‘꼴통’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우울증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전체 인구의 4%, 25명 중 1명은 ‘공감제로맨’, 즉 양심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겉으로 거의 티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이 함께 지내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에 위치한 민둥산(1118m)은 가을에 찾아야 제맛을 느낄 수 있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억새 명소이기 때문이다. 햇살과 바람에 하얗게 일렁이는 억새 군락은 단풍과 함께 가을 정취를 전하는 대표적인 풍경이다.민둥산은 7부 능선을 넘으면 나무 한그루 찾아보기 힘든 구릉지다. 멀리 정상을 바라보는 이 지점부터 억새 산행의 하이라이트다. 초가을에
#김동원(53·개인사업)씨는 찬바람이 불면 고민이다. 건조해진 피부로 인해 가려움증 등 피부질환에 시달리기 때문. 동문회 등 모임이 많이 열리지만 선뜻 못 나선다. 친구, 선후배를 보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술이라도 한잔 하면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져 잠을 이룰 수조차 없어서다. 마라톤 대회, 걷기 대회, 각종 축제 등 건강하게 가을을 즐기는 이들이 마냥 부
하루 두편 꼴로 영화 보는 이의 가장 큰 고민은 웬만해선 감동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영화보기라는 가장 농축된 감정 작업을 하면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다니, 이보다 잔혹한 일은 없지 싶다. 그 원인은 물리적 양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요즘 영화들의 군살, 과잉에 있지 않나 싶다.은 요즘 영화와는 정반대 지점에 있다. 이 시대가 가장 필요
최근 방송, 신문 등 미디어의 핫이슈는 ‘아재’다. 일상에서도 두세명만 모이면 ‘아재 개그’로 웃음이 빵빵 터지고 있다. 아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이 분위기를 타고 ‘아재파탈’이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아재와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남성을 뜻하는 ‘옴므파탈’을 합친 말이다. 한마디로 자기 자신을 잘 꾸미는 중년 남성을 지칭한다. 늙은이란 의미의 ‘꼰
‘내공(內功)’이라는 말은 보통 사람들을 주눅 들게 만든다. 무림의 고수나 평생 한 우물을 판 장인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내공은 자신의 분야에서 놀랄만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탁월한 기술, 지식, 노하우, 숙련도, 직관, 통찰력을 소유한 소수의 사람이 가진 종합적인 능력이다. 간혹 주변에서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들은 적어도 10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간직한 주남저수지는 가을이면 더욱 빛난다. 저수지 주변으로 억새가 무리 지어 피고, 겨울을 나기 위해 찾아온 철새들이 장관이기 때문이다. 주남저수지를 따라 조성된 탐방로는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져 차분한 가을 산책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주남저수지와 산남저수지를 잇는 산책로, 동판저수지 둘레길에는 코스모스와 억새가 향연을 벌인다.10만여마리
가을, 차의 향(茶香)에 이끌리는 계절이다. 따뜻하고 향 깊은 차 한잔을 마시면 마음도 안정된다. 그래서 가을엔 차가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특히 요즘처럼 일교차가 큰 시기에는 차가 몸을 보하고 면역력을 높여 감기 예방 등 건강 지킴이 역할을 한다. 약성이 있는 차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순환을 도와 피로 해소, 지방 분해 효과가 뛰어나다. 올가을 내 몸을
최근의 전시전은 전시 작품 못지 않게 전시 방식이 눈길을 사로잡고는 한다. 엄청나게 큰 공간에 기죽지 않는 커다란 작품과 마주쳤을 때의 압도당하는 느낌도 싫지 않다. 그래서인지 점점 더 대형 전시의 꾸밈 방식, 큰 작품 전시를 선호하게 되는 것 같다.그런 점에서 ‘섬세하고 작은 수작업’이라는 인상이 짙은 공예는 좀 불리한 장르가 아닐까 싶었는데, 국립현대미
산사의 처마가 형형색색 아름답게 물드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바야흐로 ‘등산의 계절’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산을 찾는다.산을 오르는 이들의 유형도 다양하다. 한발 한발 걸으며 생각에 잠기는 이, 거친 숨을 내몰며 땀을 비 오듯 쏟아내는 이, 정상을 밟고 내려와 마실 막걸리에 기대를 거는 이….가을 산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느날 당신은 깨닫는다. 오늘도, 내일도 같은 시각에 일어나 같은 곳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나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것일까? (라이스메이커, 2016년 6월)은 쉼 없이 달리는 그대를 위한 촌철살인 같은 철학 한점을 선사한다.여기서 한점이란 말을 쓰는 것은 인생, 품위, 삶의 질, 청춘, 승리, 사과, 이해, 자신감
산책하기 좋은 9월이다. 수원에서 요즘 가장 걷기 좋은 곳은 수원 화성이다. 성곽을 따라 이어진 길이 운치 있고, 옛 성벽과 도심의 빌딩이 어우러진 경치도 볼 만하다. 과학적이고 실용적으로 건축된 수원 화성은 그 가치를 인정받아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우리나라 건축 역사에서 독보적인 건축물로 꼽히며, ‘성곽의 꽃’이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민족 대명절 추석을 맞았다. 풍요로운 계절, 풍성한 마음으로 맞는 한가위라 여기저기에서 웃음꽃이 피어난다. 고향에선 오랜만에 모이는 가족을 위해 아버지는 대청소를, 어머니는 먹거리를 장만하느라 분주하다. 가족이 모이면 조상님께 올릴 차례 음식도 정성껏 마련한다.온라인 쇼핑몰에서 제수용품을 주문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지만 고향의 어머니들은 영 탐탁지 않다. 차
최근 다큐멘터리의 극장 상영이 부쩍 늘고 있다. 사실 그대로를 담아낸다거나 진실 탐구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다큐멘터리도 소재 선택이나 편집 등으로 극적 장치를 안배할 요소가 많기는 하지만, 다큐멘터리의 기본 정신은 아무리 칭찬해도 과하지 않다.오랜 시간 대상과 함께 하며 탐구 정신과 객관적 시각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한다는 기본을 잘 지킨 다큐멘터리
“좋은 책을 읽는 것은 과거 몇 세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과 같다.”(데카르트)“독서만큼 값이 싸면서 오랫동안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없다.”(몽테뉴)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은 책과 초밥이다.”(스티브 잡스)지적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독서의 의미를 밝힌 명언들이다. 아직은 더위가 남았다지만 책읽기 좋은 계절이 왔다. 독서의 달,
우리나라에는 말콤 글래드웰의 라는 책을 통해서 ‘1만 시간의 법칙’이 처음 알려졌고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책상에 오래 앉아 있다고 1등이 되는 것이 아니었다. (비즈니스북스, 2016년 6월)은 ‘1만 시간의 법칙’이론의 창시자인 안데르스 에릭슨(Anders Ericsson)이 지난 30년간의 과학 연구를 토대로
여름 여행은 도심권을 공략하는 게 틈새 전략이다. 이름난 피서지보다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에 낫다. 청주는 도청이 있는 도시인데다, 지난 2014년 청원군과 통합했다. ‘직지’의 역사를 간직한 청주고인쇄박물관, 지난달 개관한 청주시립미술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이름난 수암골벽화마을 등 문화 예술 여행지가 많다. 옛 청원군에는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등 자
외모가 경쟁력인 시대다. 여성만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외모를 가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일컫는 신조어 ‘그루밍족’이 생겨날 정도로 뷰티 시장에서 남성의 영향력은 매우 커졌다. 올가을 남성 패션의 트렌드는 한마디로 그레이톤의 컬러와 경쾌한 캐주얼 스타일. 복숭아뼈가 보이는 길이의 바지에 스니커즈나 슬립온을 신으면 가을 멋쟁이가 될 수 있
생전엔 몰이해와 가난이 그림자처럼 따라다녀 일찍 세상을 등졌건만, 사후엔 천문학적 단위로 그림이 거래되며 신화 운운한다. 서양화가 이중섭(1916~1956)은 궁핍한 삶의 여정 때문에 ‘한국의 고흐’로 불러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것 같다.일본 여성과 결혼했지만 가난 때문에 아내와 두아들을 일본에 보내고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을 양담배 속지인 은지(은종이)와